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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양성모 기자] 미국의 기준금리 향방을 결정짓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긍정론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오는 7월 한 차례로 끝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통화정책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국내 증시의 상방압력도 높아지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5포인트(0.64%) 오른 2591.22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 역시 13.7포인트(1.56%) 뒨 893.58로 거래를 종료했다.
이날 시장 상승은 미국의 6월 CPI가 시장 예상보다 큰 폭의 둔화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6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3.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전월(4.0%) 및 예상치인 3.1%를 밑도는 수치다.
세부적으로 보면 중고차 가격 상승률이 4.4%에서 -0.5%를 기록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운송서비스는 0.8%에서 0.1%, 주거비는 0.6%에서 0.4%로 둔화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에너지와 식품 등 가격변동폭이 큰 품목을 제외한 6월 근원 CPI는 4.8% 증가해 전월(5.3%) 및 예상치(5.0%)를 하회했다.
이에 따라 오는 7월에 있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 금리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높지만 연준의 추가 통화긴축 가능성은 낮아진 상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날 "실제 결과가 예상치를 하회할 경우 최근 상승 모멘텀이 부족했던 증시에 서프라이즈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이날 12시 36분(미 중부 표준시) 기준 7월 FOMC 예상 금리 5.25~5.50%(1회 인상 수준) 확률은 92.4%로 7월 한 차례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9월과 11월 금리 2회 인상 가능성은 각각 22.3%→14.8%, 36.2%→26.1%로 줄었다. 이에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CPI가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둔화된 것에 대해 "7월 FOMC가 마지막 금리 인상이 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시장 분위기가 개선되면서 당분간 국내 증시 분위기는 안정적인 상승흐름이 예상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 입수된 CPI, 고용 데이터, 그리고 향후 경기 모멘텀 둔화로 인한 수요 측면 인플레 압력 완화를 전제를 두고 접근하면, 사실상 7월 인상이 연준 긴축 사이클의 마지막이 될 것"이라며 "7월 FOMC까지 약 2주 가량 남은 만큼 그 전까지는 달러 및 금리 상승세 제한, 테슬라 및 넷플릭스 실적 이벤트를 소화하면서 양호한 증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연준 인사들이 시장의 과도한 기대를 차단하기 위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는 입장을 취할 수 있고, 이에 따라 7~8월 변동성이 수시로 시장을 흔들어 놓을 수 있다"며 "하지만 변동성을 피하기보다 평균단가하락 효과 등을 노리는 분할 매수 전략으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금리인상 사이클이 멈췄을 뿐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도 나온다. CPI가 예상치를 하회했지만 여전히 고물가 상황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거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이 중단되더라도 인하는 별개의 이야기"라며 "작년 6월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한창 치솟을 때라 그 때와 비교해 물가가 떨어졌다고 안도하면 안된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CPI의 월간(MoM) 증가율을 0.25%로 가정하고 궤적을 추정해보면 헤드라인 CPI는 6월을 저점으로 반등하고, core CPI는 10월을 저점으로 반등하는 것으로 산출된다"며 "어느 쪽이든 고물가의 고착화라는 가정 자체가 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