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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날씨를 보이는 19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동 보라매공원에서 시민들이 양산과 부채를 들고 뙤약볕 아래를 걷고 있다. 연합뉴스 |
피서를 위한 여름 휴가 일정을 서둘러 잡는가 하면 야외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크게 줄었다.
반대로 시원한 쇼핑몰 등을 찾아 무더위를 식히는 사람들이 점차 늘었다.
빙과류나 선풍기 등 냉방제품 판매도 인기다.
온열 질환자 발생도 증가하면서 건강 염려하는 사람들도 부쩍 증가하고 있다.
한편으로 최근 전기요금이 크게 오르면서 무더위 속에서도 냉방기 가동을 자제하는 가정도 급증했다.
빠듯한 살림살이 형편에 전기요금을 한 푼이라도 아끼겠다는 짠내 나는 노력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 "장마 시작 전 폭염 가능성…폭염일수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많을 것"
19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지역에 이틀째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서울 뿐만 아니라 경기내륙, 강원영서중부, 호남내륙을 중심으로 폭염주의보가 계속돼 이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까지 치솟았다.
한낮 대부분 지역 자외선 지수는 ‘햇볕에 수십 분만 노출돼도 피부에 화상을 입을 정도로 매우 위험한 수준’인 ‘매우 높음’ 수준이다.
전날 서울 전 지역에서 올해 처음으로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올해 서울지역 폭염주의보 발령은 지난해보다 일주일이나 빨랐다.
폭염주의보는 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폭염특보는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폭염경보는 일 최고기온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이른 무더위로 초여름부터 휴가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서울 용인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예년 같으면 아직 휴가일정 잡기가 이른 감이 없지 않다"며 "하지만 오늘 출근해보니 바쁜 월요일인데도 동료들이 서둘러 휴가계획을 세우려고 일정 조정하느라 분주한 것 같다"고 전했다.
소방청은 이른 휴가철을 대비해 올해에는 지난 12일부터 다중이용시설의 화재 예방을 위해 집중 관리 및 안정적 관리기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때 이른 더위에 온열질환자도 발생했다.
경기도는 지난 17일까지 올해 도내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가 18명이라고 이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도 역대급 더운 날씨가 찾아오고 있다. 스페인은 관측사상 가장 더운 4월로 폭염과 가뭄이 발생했다. 동남아시아, 인도, 중국은 40도 이상의 고온현상 및 기록적 폭염이 빈발했다.
지난달 12∼14일 미국에서 시애틀 등 4개 지역의 온도는 역대 기록을 경신했고 케나다 앨버타주는 폭염 및 산불이 발생했다.
세계기상기구 (WMO) 지난달 연례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앞으로 5년 안에 관측사상 가장 기온이 높은 시기가 다가올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이른 ‘엘니뇨’ 현상으로 한반도에 빠른 더위가 찾아오고 있다. 엘니뇨란 태평양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는 현상으로 보통 6∼8월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 폭염연구센터 교수는 "기후변화로 배경 기온 상승에 여름이 길어지고 평년보다 폭염일수가 비슷하거나 많은 수준인 10~14일로 전망된다"며 "이달 장마 시작전 지역적 폭염 가능성이 높고 다음 달에는 수증기가 증가하면 열대야 발생 가능성이 올라갈 수 있다. 8월에는 북태평양 기단영향으로 폭염 일수가 늘 수 있다"고 밝혔다.
◇ 전기요금 큰 폭 인상에 폭염 속 절전 등 관심 부쩍 높아져
정부 여름철 전력수급 대비 1주일 앞당겨…전기요금 인상 부담 25.8% 늘어
여름철 전기요금 급등도 비상이다. 가뜩이나 전력소비가 평소보다 1.4배 많은 여름철에 전기요금은 지난해 여름철보다 약 18.4% 인상됐다.
전기요금은 현재 킬로와트시(kWh)당 155원으로 지난해와 올해 총 5차례에 걸쳐 모두 40.4원(26%) 인상됐다.
지난해에 4월 kWh당 6.9원 인상된 데 이어 7월 5.0원, 10월 7.4원씩 두 차례 더 인상돼 인상금액만 총 19.3원에 달한다. 올해 1분기 kWh당 13.1원 인상된 데 이어 2분기에는 8원 더 인상돼 총 21.1원 인상된 바 있다.
올해 7월 전기요금은 지난해 7월에 비해 총 세 차례 인상으로 kWh당 모두 28.5원 올랐다. 현재 전기요금이 kWh당 155원이니 1년 새 18.4% 인상된 것이다.
‘전력데이터 개방 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가구 평균 전력사용량을 기준으로 8월 달 전력 사용량은 연 평균에 비해 1.4배나 늘어 소비자 부담은 25.8%만큼 커지게 된다.
한전은 전기소비자 부담을 줄이고자 ‘주택용 에너지캐시백’을 실시했는데 이날 신청 세대가 20만 세대를 넘었다고 밝혔다.
에너지캐시백은 지난해 여름철 평균 전기사용량보다 전기사용량을 줄인 만큼 kWh당 30∼100원 가량 보상해주는 제도다.
한전에 따르면 에너지캐시백으로 전기사용량을 10% 이상 지난해보다 줄일 경우 전기요금이 지난해보다 더 낮아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기간을 평소보다 1주일 빠른 6월 5주차에 시작하기로 해 전력수요 급증에 대비하기로 했다.
wonhee454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