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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계, 혁신위원장 낙마 계기 ‘이재명 리더십’ 비판 공세 강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6.07 15:00

이상민 "이 대표 사법리스크 한계로 리더십 발휘 어려워…퇴진이 답"
김종민 "이 대표, 팬덤 지지층 강화하는 방향으로만…국민 지지 어려워"
이재명 "결과에 대해서 무한 책임질 것…당에서 벌어진 일 당 대표가 책임져야"

최고위 참석한 이재명 대표<YONHAP NO-1879>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래경 혁신위원장이 임명 9시간 만에 낙마한 것과 관련 후폭풍이 거세다.

장고 끝에 이래경 위원장을 임명했던 이재명 대표 리더십에 대한 논란을 넘어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다시 ‘이재명 사퇴론’까지 나왔다.

이낙연 전 대표의 오는 24일 귀국과 맞물리면서 그 파장의 확대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한 친이재명(친명)계 대응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돼 내년 총선을 앞둔 당내 계파 간 힘 겨루기가 격화하는 모양새다.

대표 비명계 이상민 의원은 7일 이재명 대표 지명 혁신위원장이 논란으로 사퇴한 것을 두고 이 대표의 리더십 한계를 지적하며 퇴진을 공식 요구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혁신위원장 인선이 이런 식으로 검증도 되지 않은 것은 이재명 대표 체제의 본질적 결함"이라며 "이 대표가 하루라도 빨리 사퇴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혁신위 자체도 처음부터 이렇게 돼서 그 리더십이 발휘가 될까(의문이다)"라며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쪽부터 자신의 결함을 안고 출발을 했고 그 이후 여러 가지 리더십을 발휘하는 중요 대목에서 제대로 발휘도 못 했다. 그게 이 대표의 결함과 한계이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려면 이 대표가 스스로 퇴진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박광온 원내대표 체제로의 전환을 촉구하며 이낙연 전 대표가 귀국하면 당내 분란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의원은 이 전 대표의 귀국으로 인한 갈등과 분열 양상을 묻는 질문에 대해 "그럴 가능성도 부인할 순 없다"며 "그러나 이 대표가 용기를 내서 스스로 퇴진하는 길을 걷게 되면 내부 분열이나 갈등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지혜와 역량을 모으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또 다른 비명계 김종민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혁신위원장 인선을 보면 혁신을 지난 1년 동안의 ‘이재명의 민주당’, 이 대표를 지지하는 팬덤 지지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혁신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성 지지층의 지지는 더 강화될 수 있지만 국민의 일반 여론이나 중도층, 더 넓은 국민 지지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임명한 이래경 혁신위원장이 ‘천안암 자폭’ 발언 논란 등으로 9시간 만에 사퇴한 것과 관련해 "결과에 대해서는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 당 대표가 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 대표가 권한을 가진 만큼 내부 논의를 충분히 했든 안 했든, 충분히 다 논의하고 하는 일"이라며 "당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서 당 대표가 언제나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어떤 방식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인가’, ‘사과할 계획이 있느냐’, ‘거취 문제를 얘기하는 것인가’,‘ 권칠승 수석대변인에 대한 조치가 있느냐’ 등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 5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혁신기구를 맡아 이끌 책임자로 이래경 이사장을 임명했다.

그러나 이사장의 임명 발표와 동시에 ‘천안함 자폭설’, ‘코로나 미국 기원설’ 등의 음모론 발언들이 논란에 휩싸이기 시작하면서 이 이사장은 임명된 당일 저녁 자진사퇴했다.

이에 이 대표와 친명 지도부 등은 ‘부실 검증’의 비판을 떠안게 됐다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혁신위원장 인선을 두고 지도부와 충분한 논의를 하지 않고 일방적인 통보 방식을 택한 것으로 알려진 점도 비판의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이 이사장은 자진 사퇴하고 자신의 과거 발언에 대해 해명했지만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정치권은 관측했다.

특히 이 이사장이 이 대표를 공개지지했던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비명계를 중심으로 혁신기구마저 계파성을 가지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 대표는 당초 비명계의 요구를 수용해 당 화합 차원에서 혁신위원장의 외부 영입을 추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대표가 친명 성향을 가진 이 이사장을 지명한 것을 놓고 당 장악력을 놓지 않으려는 의도를 드러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결국 이 대표 체제에 대한 비명계의 불신만 높인 상황이라는 것이다.

비명계의 공세가 강해질수록 친명계의 맞대응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내년 총선을 채 1년도 앞두지 않은 상황에서 친명과 비명계간의 힘 겨루기로 내홍은 갈수록 심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혁신위원장의 낙마가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된 상황에서 정치권에서는 12일 열리는 의원총회를 주목하고 있다.

비명계는 이번 의총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이 대표의 사과를 비롯해 이번 인선에 관여한 이 대표 체제 지도부에 대해 사퇴 압박의 수위를 한층 강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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