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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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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 ‘매수’ 외칠 때 기관은 ‘삼전·하이닉스’ 팔았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6.06 12:11

상승구간에서 리포트 내고 본격 매도

외국인 삼전 2.8조 살때 기관만 순매도



반도체 회복 긍정적이지만 상승폭 과도

증권사들 삼전 익달아 목표주가 샹향 제시

증권가 "반도체 비중확대 여전히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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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양성모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들 종목을 바라보는 애널리스트와 기관은 엇갈린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는 ‘매수’를 외치고 있지만 기관 투자자들은 오히려 상승구간에서 적극적인 매도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는 이들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매도전략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주가 상승은 앞으로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0.69%(-500원) 하락한 7만1700원, 1.45%(-1600원) 내린 1만8700원을 기록했다.

5월 이후 현재까지 삼성전자는 9.46%(6200원), SK하이닉스는 21.45%(1만9200원)가 올랐다.

이는 외국인들의 순매수세 유입이 컸다. 지난 한 달간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2조8320억원어치를, SK하이닉스 주식은 1조6041억원어치를 순매수 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들의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규모(4조335)의 절반 이상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사는데 쓴 거다.

눈에 띄는 점은 기관의 순매도다.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던 지난 5월 22일 이후 이달 3일까지 기관은 삼성전자 주식 1499억원을, SK하이닉스 주식은 5436억원어치를 순매도 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금융투자업계발 매도물량은 1308억원, SK하이닉스는 1234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 기관 매도물량의 대부분이 금융투자에서 나왔다는 얘기다. 지난 5일 기관은 삼성전자 주식 706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2거래일 연속 ‘사자’ 행보를 나타냈으나 SK하이닉스 주식은 247억원어치를 매도하며 지난달 24일 이후 8거래일 연속 ‘팔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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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지난 달 23일 유진투자증권과 30일 메리츠증권, 31일 SK증권, 키움증권이 삼성전자에 대해 각각 ‘매수’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고, 23일부터 유진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SK증권도 SK하이닉스에 대해 매수의견과 목표주가를 올렸다. 이는 자칫 애널리스트가 매수를 외치며 투자자를 유인한 뒤 증권사가 주식을 파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AI 산업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과 업황반등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차익매도 물량이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기업의 실적 개선세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급등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 회복은 긍정적이지만 주가가 지나치게 급등한 측면이 있다"며 "높아진 주가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도 분명 있다"고 말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도 "AI에 대한 투자 열풍은 산업 참여자들 인식의 변곡점을 만들고, 일정 시간 뒤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반도체(DDR5) 등에 대한 재고 축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AI를 둘러싼 시장의 기대가 실질 수요 대비 왜곡돼 있기 때문에 단기의 주가 되돌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기관의 삼성전자 매도는 일시적인 현상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관이 매도에 나서는 이유를 찾기 어렵다. 현 상황에서 삼성전자 비중을 줄이기가 쉽지 않아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전자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상황에서 벤치마크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현재 상승중인 삼성전자를 빼놓고 이야기를 할 수 없다는 거다.

이와 별개로 증권업계는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은 뒤 회복세에 있는 만큼 매수전략이 필요하다는 데에 입을 모은다.

박유악 연구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AI 투자에 대한 산업 참여자들의 기대는 높아지고, 감소해버린 메모리 공급량에 대한 수요처들의 우려는 증폭될 것"이라며 "주가 하락은 반도체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2분기 예상을 상회하는 출하·감산 영향에 따른 하반기 재고 하락과 재고평가손실 축소에 대한 높은 가시성으로 인해 시장의 관심은 2024년 메모리 턴어라운드 및 그 이후가 될 것"이라며 "실적은 이미 저점을 지났으며, 4분기 메모리 가격 반등 및 내년 1분기 흑자전환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23년 설비투자의 큰 폭 하락, DDR5로의 공정 전환 가속화를 감안하면 2024년 공급이 수요를 선행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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