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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코코본드'에 뭉칫돈...금융사, 잇따라 증액발행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6.04 17:00

신한라이프, 우리은행 등

후순위채 발행...금리 5%대



교보생명, 5천억 규모 신종자본증권

금리 연 5.8%



변동성 장세에 안정적 투자처

우수한 신용등급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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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가 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우수한 신용등급과 높은 금리로 안정성과 투자 매력도가 동시에 부각됐기 때문이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국내 금융사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코코본드에 훈풍이 불고 있다. 작년 하반기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사건, 올해 상반기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 등으로 발행시장이 위축됐지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국내 금융사들이 발행한 코코본드의 매력도가 더욱 부각되는 모습이다. 국내 금융사는 신용등급이 우량한데다 코코본드의 경우 변동성 장세에서도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어 안전한 투자처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이달 1일 후순위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당초 목표금액 2000억원보다 약 2.5배 많은 5020억원이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기존 신고금액인 2000억원에서 1000억원 증액해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금리는 5.2% 수준이다. 이번 후순위채는 신한라이프가 2018년 6월 발행한 무보증 후순위채의 콜옵션 만기가 도래함에 따라 해당 채무를 상환하기 위해 발행됐다. 회사 측은 "증액분에 대해서는 자본 확충, 운용자산 확대 등을 위한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교보생명도 지난달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 당초 신종자본증권은 3000억원 규모로 발행될 예정이었지만, 수요예측에서 많은 금액이 몰리면서 증액 발행했다. 만기 30년, 금리 연 5.8%이고 5년 후 콜옵션(조기상환권) 조항을 걸었다. 해당 신종자본증권은 새 회계제도인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따른 자본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행됐다. 교보생명은 이번 발행으로 건전성 비율 제고와 함께 자본 확대를 통한 영업 경쟁력을 확보해 금융환경 변화 등 각종 리스크 요인에 대비한다는 구상이다. 조성된 재원은 녹색사업, 사회적 가치 창출 분야에 투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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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사 코코본드 발행 현황.


우리은행도 지난달 4000억원 규모의 원화 후순위채권(조건부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 당초 2700억원 규모로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과 기관투자자 등의 참여 속에 당초 모집금액의 2.26배 수준인 61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이에 최종 4000억원으로 증액해 발행됐다. 해당 채권의 만기는 10년이고, 금리는 5.14%다. 해당 채권으로 조달한 재원은 신재생에너지, 에너지 효율화, 천연자원에 관한 환경 지속가능 관리, 서민 주택금융, 생계지원 서비스 등을 포함한 녹색 및 사회적 적격 카테고리에 부합하는 프로젝트 투자 또는 대출에 사용된다.

NH농협금융지주도 지난달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당초 모집액인 2700억원보다 증액 발행한 것이다. 해당 신종자본증권의 금리는 5.3%로, 자본비율 및 자본적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행됐다. 이번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으로 NH농협금융지주는 기본자본비율 14.85%, 총자본비율 16.18%로 기존보다 각각 0.23%포인트, 0.23%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사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가 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우수한 신용등급과 높은 금리로 안정성과 투자 매력도가 동시에 부각됐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한 금융사들의 신용등급은 AA~AAA 등으로 우수하다.

특히 최근처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금융사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안정적으로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점이 강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후순위채 발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의 안정성"이라며 "최근 시장금리가 안정화되고 있고, 경제 상황도 예상보다 나쁘지 않아 금융사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도 흥행에 성공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과 같은 금융시장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처가 부각될 수밖에 없다"며 "작년 하반기부터 CS 사태 등으로 발행시장이 침체됐는데, 우수한 신용등급을 보유한 금융사들이 발행에 나서면서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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