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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 쉬워진 대환대출...은행 '이자이익 줄어들까' 긴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5.31 15:54

31일부터 대출 이동 앱으로 한번에

은행별 한도 최대 4000억 "당장 영향은 적어"



고객 이동 많아지고 금리 경쟁 심화되면

은행 이자이익 축소 불가피

"비이자이익 강화 노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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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하나의 앱으로 대출을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인프라가 31일 시작됐다. 이전에는 대환대출을 하기 위해 은행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야 했으나, 이날부터 스마트폰에서 낮은 금리의 대출로 손쉽게 갈아탈 수 있게 된다.

대환대출 인프라가 가동하면서 은행들은 대출 고객을 뺏기고 이에 따라 이자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지게 됐다. 당장은 금융당국이 은행별로 대환대출 규모에 제한을 둬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금리 경쟁이 심화되고 대환대출 비교 플랫폼이 더욱 활성화되면 이자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은행권은 예상한다.

31일 금융당국 주도의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가 시작된 가운데 은행권에서는 19개 국내은행이 모두 참여를 한다. 이날부터 가동하는 대출 비교 플랫폼은 총 7개다. 국내은행이 모든 플랫폼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1개 이상의 플랫폼과 제휴해 대환대출 상품을 공급한다.

대상은 10억원 이하의 보증·담보가 없는 신용대출로, 연말에는 주택담보대출까지 포함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우선 대환대출 인프라를 활용해 금융회사별로 신규 유치할 수 있는 신용대출 규모를 전년도 신규 신용대출 취급액의 10% 또는 4000억원 중 작은 금액으로 정했다. 단 이 기준은 앞으로 상황을 보면서 탄력적으로 조정해 나갈 계획이다.

대출 갈아타기가 쉬워진 만큼 은행들은 이자이익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대출은 은행이 이자이익을 벌어들이는 핵심 수익원이다. 당장은 금융위의 취급액 한도 설정으로 은행 간 대출 이동이 쉬워졌다고 해도 이자이익이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지만, 한도가 서서히 풀리고 대출 이동이 많아지면 고객을 뺏기는 은행들은 긴장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기존에 신용대출을 많이 취급한 은행에서는 상대적으로 대출 금리가 높은 고객들이 많을텐데 이 고객들이 낮은 금리를 찾아 다른 은행으로 이동을 하면 전반적으로 은행 간 신용대출 규모가 비슷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당장은 은행별 한도가 있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는 않겠지만 점점 변화가 있는 쪽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금리 경쟁을 벌이면서 대출 금리 인하를 지속하는 것도 이자이익 감소로 이어진다. 이날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금리와 한도가 더 유리한 대환대출 전용 상품을 출시했고, 신한은행도 기존 상품을 리뉴얼한 대환대출 상품을 준비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전반적으로 금리가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이는데, 은행권 전체로 보면 이자이익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했다.

단 경쟁력 있는 특정 상품으로 고객들이 한도를 높이면서 대환을 할 경우 이자이익이 커지는 금융사도 있을 것이란 예상도 있다.

연말에는 주택담보대출도 대환대출 인프라에서 시작돼 은행권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은행에서는 신용대출에 비해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이 큰 데다 한 건당 취급 규모도 주택담보대출이 신용대출보다 훨씬 크다. 대환대출 비교 플랫폼에 참여하는 플랫폼 기업의 한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이 한 건당 몇 억원 단위로 규모가 크기 때문에 신용대출만 대상으로 할 때보다 은행에 미치는 파급력이 훨씬 커진다"며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뺏기지 않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대환대출 인프라가 시작된 만큼 비이자이익 확대에 더욱 힘을 실을 계획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대금리차 공시 등 전반적인 분위기가 은행의 이자이익 축소를 위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비이자이익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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