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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전 미수금·출자회사 급증, 전력업계 우려 현실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5.30 16:59

전지성 정치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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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의 지난해 출자회사가 496개로 확인됐다. 4년 전인 2018년 말(245개)의 두배 수준이다. 전기요금 미수금 회생채권이 419개로 급증한 결과다. 회생채권이란 회생절차개시 전에 발생한 재산상의 청구권을 말한다. 순수한 한전의 출자회사는 해외포함 44개에 불과하다.

한전의 대규모 적자로 인한 전력시장 붕괴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는 분위기다. 전력 업계에서는 재정난에 몰린 한전이 설비 투자비를 줄이거나 지급을 지연하면서 협력업체까지 자금난, 일감 감소 등 사업상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전기관련단체협의회는 최근 성명서에서 "한전의 적자로 전기산업계는 생태계 붕괴의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전은 최근 경영난 해소를 위해 발전소와 송·변전망 같은 일부 전력시설의 건설 시기를 늦추겠다고 선언했다. 한전이 발표한 자구안에는 일부 전력시설의 건설 시기를 미뤄 2026년까지 1조 3000억원 절감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만큼 한전의 경영난, 자금난이 급박하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전기요금에 반영되지 못하며 한전은 2021년부터 올 1분기까지 45조원의 적자를 냈다. 부채는 작년 말 기준 193조원에 육박한다. 올해 말에는 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발전 및 송·변전 수요가 급증하면서 한전의 투자 축소가 국내 산업 기반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당장 전기차 시장 급성장, 데이터센터 증가 등 산업 전환의 흐름 속에 전기 수요가 늘고 있다.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등 첨단산업단지 구축을 위한 송전망 확충이 요구된다.

무탄소 전원 확대에 따른 전력 계통 안정화도 필요하다. 제10차 장기 송·변전 설비계획에 따르면 2036년까지 전국의 송전선로는 현재의 1.6배로 늘어야 한다. 투자 비용은 57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또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등 무탄소 전원의 비중이 높아지는데, 이들 발전소가 대부분 지방에 있는 만큼 여기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의 첨단전략산업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대규모 송전망 투자가 시급하다. 한전의 투자 축소는 장기적 전기 공급 능력 상실은 물론 안전에도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재무적 차원에서는 ‘자구’일지 몰라도 전력시장 생태계차원에서는 ‘자해’가 아닌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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