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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미래와 소통하는 정의선 회장…현대차 ‘포니 쿠페 콘셉트’ 재탄생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5.19 09:00

이탈리아서 ‘현대 리유니온’ 행사 개최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와 복원 프로젝트 진행
정의선 "정주영 선대회장, 정세영 회장, 정몽구 명예회장, 그리고 모두의 노력으로 오늘 날 우리 있어"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레이크 코모에서 진행된 ‘현대 리유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레이크 코모에서 진행된 ‘현대 리유니온’ 행사장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과 조르제토 주지아로 디자이너가 포니 쿠페 복원 차량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포니 쿠페가 다시 돌아왔다.

현대자동차는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레이크 코모에서 ‘현대 리유니온’(Hyundai Reunion) 행사를 열고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모델을 최초로 공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주요 전현직 임직원들이 참석했다. ‘현대 리유니온’은 현대차의 과거를 되돌아보며 미래를 향한 회사의 변하지 않는 비전과 방향성을 소개하는 헤리티지 브랜드 플랫폼이다.

정 회장은 "정주영 선대회장은 1970년대 열악한 산업 환경에도 불구하고 ‘완벽하게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나라는 심지어 항공기까지 무엇이든 생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독자적인 한국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실현했다"며 "이탈리아, 한국을 비롯해 포니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이날 행사에서 지난해 11월 시작한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처음 선보였다.

현대차는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선보였던 ‘포니 쿠페 콘셉트’를 원형 그대로 복원했다. 포니 개발을 통해 자동차를 국가의 중추 수출산업으로 육성해 국민들의 더 나은 삶을 염원했던 정주영 선대회장의 수출보국 정신과 포니 쿠페를 앞세워 글로벌 브랜드로 나아가고자 했던 당시 임직원들의 열정을 되짚고자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작업은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와 그의 아들인 파브리지오 주지아로와 협업을 통해 진행됐다.

이탈리아 디자인 회사인 ‘GFG 스타일’의 설립자 겸 대표인 조르제토 주지아로는 포니와 포니 쿠페 디자인을 시작으로 포니 엑셀, 프레스토, 스텔라, 쏘나타 1·2세대 등 다수의 현대차 초기 모델들을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차는 이날 현장에서 포니 쿠페 개발 당시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되짚어 보며 현대자동차가 과거로부터 이어진 혁신을 앞으로 어떻게 계승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정 회장은 이날 "정주영 선대회장, 정세영 회장, 정몽구 명예회장, 그리고 모두의 노력으로 오늘 날 우리가 있는 게 아닐까 싶다"며 "우리 내부에서도 사실 노력했었다는 그런 좋은 기억, 그런 것들이 필요한 것 같다. 이제 그것을 바탕으로 또 계속 새롭게 (도전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포니가 양산 가능성에 대해 "계속 어떻게 할지 생각을 해봐야 한다. 주지아로 디자이너는 꼭 양산을 했으면 하는데 따져봐야 할 게 많다"며 "당연히 고객들이 많이 좋아한다면 못할 것도 없다"고 언급했다.

정 회장은 또 이번에 헤리티지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계기에 대해 "현대차의 역사가 이제 50년이 됐다. 계속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가지만, 과거를 정리하고 알면서 다시 미래를 생각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내부적으로 많이 했다"며 "그렇게 해야 방향성도 잡을 수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물론 디자인이 전부가 아니고, 예전에 이렇게 힘들게 같이 노력했던 그런 모든 것들을 살리자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행사 현장에 조르제토 주지아로, 이충구 전 현대차 사장 등을 비롯해 포니 콘셉트 개발 당시 큰 기여를 한 디자이너들과 엔지니어들이 함께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전동화 전환 시대에 과거로부터 변하지 않는 브랜드 가치를 살피는 것은 현대차가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리더가 되기 위해 중요한 과제"라며 "앞으로도 ‘현대 리유니온’을 비롯한 다양한 헤리티지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통해 현대차의 다양한 과거 유산이 미래의 혁신과 융합될 때 유서 깊은 브랜드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첫 독자 생산 모델인 포니와 함께 토리노 모터쇼에서 선보인 포니 쿠페 콘셉트는 쐐기 모양의 노즈와 원형의 헤드램프, 종이접기를 연상케 하는 기하학적 선으로 공개 당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실내 공간은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된 대시보드가 어느 차에서도 보지 못했던 독특한 레이아웃을 가지고 있다. 특히 대시보드와 실내 트림 색상을 분리해 지금 보아도 세련된 감성을 선사하고 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230519 현대차,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모델 최초 공개(2)

▲현대차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모델 이미지.

포니 쿠페 콘셉트는 1974년 공개 이후 선진 시장을 타깃으로 한 수출 전략 차종으로 실제로 양산 직전까지 개발이 진행됐다. 다만 1979년 석유파동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 및 경영 환경 악화로 인해 양산에 이르지 못했다. 이후 홍수 등의 자연재해로 인해 도면과 차량이 유실되며 한동안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현대차는 이날 현장에서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모델과 함께 포니 쿠페 콘셉트의 정신을 이은 N 비전 74를 나란히 전시했다. 과거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현대차의 기술과 디자인적 혁신 및 도전 정신을 선보이기 위해서다.

현대차는 과거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는 N 비전 74를 전 세계에서 선보이고자 19일부터 21일까지 이탈리아 레이크 코모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클래식·콘셉트카 전시회 ‘콩코르소 델레간차 빌라 데스테’에 최초로 출품할 예정이다.

‘콩코르소 델레간차 빌라 데스테’는 1929년 처음 시작돼 매년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유서 깊은 전시회다. 자동차의 과거와 미래의 우아함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소규모 럭셔리 모터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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