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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4월 첫 주(2∼6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L(리터)당 1600.9원으로 전주보다 7.3원 상승했다. 사진은 9일 서울 시내 주유소의 모습 연합뉴스 |
10일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일 OPEC+ 소속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 추가 감산 소식이 발표되면서 국제유가(4월 첫째 주 두바이유 평균가격 배럴당 84.7달러)가 치솟자 국내 기름값도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실제로 4월 첫 주(2∼6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보다 7.3원 오른 L당 1600.9원으로 집계됐다. 주간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이 16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 첫 주 이후 4개월 만이다.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휘발유값 평균은 L당 1624.34원으로 전날보다 3.65원, 경유 가격은 L당 1531.47원으로 2.24원 올랐다.
정유업계는 OPEC+ 자발적 감산 발표와 미국의 상업 원유 재고 감소 등의 영향으로 원유 가격이 향후 추가적으로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면서 휘발유 가격 또한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의견이다.
국제유가 및 국내 기름값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우리 정부도 고심에 빠졌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유류세 인하 확대가 이달 30일로 끝나는 가운데 ‘세수와 물가’ 전부를 고려해 유류세 인하 확대 여부를 결정해야 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세수가 기존 예상치(400조5000억원)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월까지 세수가 이미 작년 동기 대비 15조7000억원 감소한 탓이다. 3월부터 연말까지 지난해와 같은 금액을 걷는다고 해도 올해 세입 예산과 비교하면 20조원 이상 비게 된다. 정부로선 현 유류세 인하 조치를 이어가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유류세 인하를 끝낼 수도 없는 상황이다. 국제유가 상승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유류세 인하 조치를 종료하면 유가는 다시 뛰게 된다. 이는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달 우리나라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하며 둔화된 향상을 보였다. 이는 석유류 가격의 하락 때문이다. 같은 기간 석유류 가격은 14.2%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를 0.76%P 끌어내렸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인하 조치를 유지하면서 인하폭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재부 측은 물가와 유가·재정상황 등을 두루 고려해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휘발유와 경유의 유류세를 각각 25%, 37%씩 인하하고 있는데, 경유 인하 폭을 낮춰 휘발유와 맞추거나 휘발유·경유 인하 폭을 15~20% 수준까지 일괄적으로 낮추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OPEC+ 발표로 정부 역시 고심이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향후 유가와 국내 휘발유 가격 등의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