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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韓 시장 공들이는 애플, 책임의식도 갖춰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4.09 11:33

이진솔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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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솔 산업부 기자

지난달 우리나라에 상륙한 애플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보여주는 초반 기세가 놀랍다. 출시 첫날에만 가입자 100만명을 확보했다. 수치는 애플페이를 지원하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단말기 보급이 확대되면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여지가 크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애플페이를 들여온 현대카드는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애플과 협력설이 흘러나오던 시점부터 신규 가입자가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에만 새로운 회원으로 86만6000여명 확보하면서 국내 전업 카드사 중 증가세 기준 선두를 기록했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 강자인 삼성전자는 애플에 대응하기 위해 네이버와 손잡았다. 또 삼성전자가 애플과 마찬가지로 스마트워치를 이용한 간편결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애플은 과거부터 국내 시장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펼쳐 왔다. 지난달 출시된 애플페이가 벌써부터 많은 화제를 모으는 이유다. 애플이 출시하는 신제품이 침투하는 속도도 빠르다. 무선이어폰 ‘에어팟’과 스마트워치 ‘애플워치’ 등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밖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애플이 한국 시장을 흔드는 만큼 책임에는 미흡했다는 비판이 꼬리표처럼 달렸다. 세금 회피 논란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애플 한국지사는 7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음에도 정작 납부한 법인세는 628억9000만원에 불과했다. 매출에 비해 이익이 크게 낮았기 때문인데 이를 두고 매출 대부분을 수입대금으로 지급해 의도적으로 영업이익률을 낮췄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애플이 자체 앱 마켓인 ‘앱스토어’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을 저질렀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만 이동통신사에 신제품 광고를 비롯한 마케팅과 수리에 필요한 비용을 전가하는 관행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래선지 애플을 고객사로 둔 국내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유독 애플에 관한 질문을 곤란해한다. 애플에 불리한 정보를 흘렸다가는 어떤 불이익이 가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애플은 최근 서울 강남구에 국내 다섯번째 오프라인 매장인 ‘애플스토어 강남’을 열며 소비자와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이제는 더 나아가 협력업체와 일반 시민을 위한 기업윤리에도 공을 들여야할 시점이다. 국내에서 존재감이 커지는 만큼 높아진 책임의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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