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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성유전학적 변이를 통한 췌장암 세포의 혈관 신생 및 폐, 간 전이 촉진의 원인 단백질과 분자 기전을 규명하는 대표 그림 (자료=연세대) |
췌장암은 진단 이후 평균 생존 기간이 1년에 채 미치지 못하는 악성 질환으로 현재까지 뚜렷한 적중 치료제가 없으며, 수술에 의한 절제 혹은 화학 요법에 의한 치료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췌장암 절제는 극히 일부 환자에게만 적용 가능하며, 화학 요법을 통한 치료 또한 치료제 저항 획득 및 암 재발을 유도한다. 이에 전 세계 학계 및 산업계에서 췌장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적중 단백질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췌장암 발달은 KRAS, TP53 등 유전자 변이가 담당한다고 잘 알려져 있는 반면, 악성 췌장암 진행 및 전이를 유발하는 유전적 변이의 존재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 연구팀은 유전자 발현의 후성유전학적 조절 원리인 ‘히스톤 코드’의 변화가 체세포 분화에 이용된다는 것에 착안, 췌장암 세포의 악성 분화를 촉진하는 히스톤 코드를 찾아내고자 했다. 이를 위해 췌장암의 악성 정도를 체외(in vitro)에서 손쉽게 조절하는 실험 기법을 개발하고 생체 내(in vivo)에서 췌장암이 발생하고 전이하는 과정을 추적하는 연구 시스템을 구축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악성 췌장암 세포에서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히스톤 코드 및 유전자 발현의 변화를 단일 세포 및 조직 수준에서 알아보고자 했다. 그 결과 연구팀이 예상치 못하게도 악성 분화를 마친 췌장암 세포에는 혈관 내피세포 고유의 히스톤 코드 및 유전자 발현 프로그램이 이식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악성 분화를 마친 췌장암 세포는 주변 혈관 세포의 신생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혈관 세포 고유의 그물형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을 확인했고, 이것이 췌장암 발달 및 전이를 촉진함을 동물 실험 및 100여 명의 환자 시료 분석을 통해 증명했다.
연구 결과는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통한 암세포 고유의 계통(lineage) 변화가 암 초기 발생 및 전이에 기여함을 제시한 것으로, 향후 맞춤형 췌장암 치료제 개발의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예측된다. 나아가 췌장암뿐만 아니라 대장암, 위암, 간암 등 다양한 고형암의 악성 분화 과정에도 본 연구 시스템이 이용될 수 있어 향후 본 연구 결과의 확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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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소화기 암 분야 세계 최고 권위 국제 학술지인 ‘소화기학(Gastroenterology, IF 33.9)’에 3월 10일 온라인 게재됐다(논문제목: A TEAD2-driven endothelial-like program shapes basal-like differentiation and metastasis of pancreatic canc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