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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설치된 은행권의 ATM(현금자동입출금기).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지난달 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10조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지면서 예금 금리가 3%대로 떨어지자 은행 예금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가계대출 잔액도 감소세를 지속했는데, 올해 들어 12조원 가까이 줄었다.
3일 각 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05조3384억원으로 전월 대비 10조3622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자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1∼11월 정기예금 잔액은 약 172조원이 늘었다. 그러다 하반기 들어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수신 경쟁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며 은행들이 수신금리 인상을 멈췄고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해 12월 8조8620억원이 줄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올해 2월에는 기업 자금이 일시적으로 몰리며 정기예금 잔액이 한 달 간 3조4506억원이 늘었으나, 지난달 다시 10조원 이상이 줄며 다른 투자처를 찾아 은행 밖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뚜렷해졌다.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하락 추세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5%대를 넘보던 은행권의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이날 기준 최고 3%대에 형성돼 있다. 광주은행의 기아(KIA)타이거즈우승기원예금이 단리 1년 만기 기준 연 3.8%로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금리를 준다.
정기적금 잔액(37조908억원)도 전월 대비 2312억원 줄었다. 정기적금 잔액은 지난해 10월부터 감소세로 전환해 지난 2월을 제외하고 계속 줄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계대출 감소 기조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80조7661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6845억원 줄었다.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에만 11조7674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은 신용대출 중심으로 감소하고 있는데, 지난달에는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모두 줄었다. 신용대출 잔액은 110조9402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5463억원 줄었다. 1분기에 총 8조361억원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511조2320억원)도 전월 대비 1조5537억원 줄었다. 올해는 총 1조9096억원 줄었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풀고 있으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여전히 막혀 있는 데다 금리도 높은 수준이라 부동산 시장은 냉각된 상태다. 금리인하 기대감에 관망하는 수요도 있다. 올해 금리인하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불확실성이 큰 만큼 은행들은 지금의 부동산 침체 분위기가 금방 풀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기업대출 잔액은 714조6748억원으로 지난달 3조7512억원 늘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대출 모두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602조3887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5209억원 늘었고, 이 중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14조510억원으로 4568억원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 잔액은 112조2861억원으로 1조2302억원 늘었다. 기업대출은 1분기 총 10조9479억원 증가했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