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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빚을 낸 대출자들이 늘어난 가운데 1년 반 동안 기준금리마저 오르면서 시중은행의 신규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의 2월 신규 연체율 평균은 0.09%였다. 1월 0.08% 대비 0.01%포인트(p) 상승했다.
신규 연체율은 당월 신규 연체 발생액을 전월 말 기준 대출잔액으로 나눈 값이다. 얼마만큼의 새로운 부실이 발생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5대 은행의 신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1월 0.04%에서 변동이 없다가 8월 0.05%로 오른 뒤 작년 말 0.07%까지 상승했다.
올해 1월에는 0.08%, 2월 0.09%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체율은 가계와 기업 구분 없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5대 은행의 2월 가계 신규 연체율 평균은 0.07%, 기업 신규 연체율 평균은 0.10%였다.
가계 신규 연체율 평균은 작년 1월부터 0.04%를 유지하다가 8월 0.05%로 오른 뒤 작년 말에는 0.06%를 기록했다. 올해 1~2월에는 0.07%였다.
기업 신규 연체율 평균은 작년 1~8월 0.04~0.05% 사이에서 등락하다가 하반기 들어 점차 올랐다. 올해 1~2월에는 0.10%까지 상승했다.
연체율이 오르면서 여신건전성 지표도 악화됐다.
5대 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 평균은 2월 현재 0.27%로 1월(0.24%)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여신 건전성은 위험성이 낮은 순서대로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나뉜다.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은행 총여신 가운데 부실채권을 의미하는 고정이하 여신이 차지하는 비율로,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5대 은행의 고정이하 여신비율 평균은 작년 상반기 0.22%~0.25% 수준을 오르내리다가 9월 0.21%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다시 반등해 2월에는 0.27%까지 올랐다.
은행권에서는 최근 연체율,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오른 것을 두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기침체, 지속적인 금리 상승에 따른 누적 효과가 작년 하반기부터 일정부분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한국은행은 2021년 8월부터 기준금리를 10차례에 걸쳐 인상했다. 0.50%였던 기준금리는 현재 3.5%로 3%포인트 상승했다. 한은에 따르면 예금은행 가계대출(가중평균, 신규취급액 기준) 금리는 2월 5.22%로 2021년 말(3.66%)보다 1.56%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대출 금리도 이 기간 3.14%에서 5.36%로 2.22%포인트 높아졌다.
이 가운데 가계대출, 기업대출 잔액은 증가했다. 가계신용 잔액은 2019년 말 1600조6000억원에서 작년 말 1867조원으로 3년새 16.64% 불었다.
기업 신용 잔액 역시 이 기간 1948조9000억원에서 2590조원으로 32.9% 증가했다.
코로나19로 대출을 낸 차주가 많아졌는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가중되자 가계, 개인사업자들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2020년 4월부터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 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부실채권은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은행권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수치상으로 숨겨졌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가 더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