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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기준금리 인상에도...예금·대출금리 3%대로 ‘뚝’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4.02 10:05

시장금리 하락에 은행권 가산금리 인하 맞물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정기예금 금리, 정책금리 하회

시중은행

▲시중은행.(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글로벌 주요국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도 국내 시중은행의 예금, 대출금리가 3%대로 하락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약 한달새 0.75%포인트(p) 급락하기도 했다. 시장(채권) 금리가 하락한 데다 은행권이 ‘돈 잔치’ 비난을 의식해 가산금리를 인하한 결과로 풀이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의 지난달 31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660~5.856%로 집계됐다.

같은 달 3일과 비교하면 상당수 대출자에게 적용되는 하단 금리가 0.750%포인트(p) 하락했다.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의 금리가 3월 3일 4.478%에서 31일 3.953%로 0.525%포인트 떨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부도 사태 이후 국내외 긴축 종료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시장금리 하락 속도가 빨라진데다 은행들이 앞다퉈 상생금융을 강조하며 가산금리를 낮춘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가 3%대로 하락한 것은 작년 2월 이후 약 1년 만에 처음이다.

신용대출 금리는 은행채 1년물 기준 연 4.750~6.120%로 한달새 하단이 0.670%포인트, 상단이 0.330%포인트 하락했다.

신규 취급액 코픽스에 연동되는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역시 현재 연 4.190~6.706%로 하단이 0.730%포인트 낮아졌다.

최근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기준금리(3.5%)를 하회한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현재 연 3.4~3.8% 수준이다. 각 은행 상품별 12개월 만기 최고우대금리를 보면 농협은행의 NH고향사랑기부예금 3.8%, 우리은행 원(WON)플러스 예금 3.54%, 농협은행 NH내가그린(Green)초록세상예금 3.5%,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 3.5%, KB국민은행 KB스타(star)정기예금 3.5%, 신한은행 쏠편한정기예금 3.4% 순이었다.

이처럼 대출, 예금금리가 기준금리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은 국내외 통화정책이 긴축에서 완화로 돌아서기 직전의 변곡점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통상 시장금리는 정책금리(기준금리)를 따라가지만, 통화정책의 방향이 바뀌는 시점에는 정책금리가 시장금리를 따라가는 현상이 종종 나타난다. 시장금리, 특히 장기물 금리에는 올해와 내년, 내후년의 금리 기대가 반영되는데, 한국은행이 조만간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시장금리도 하락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국은행은 정책금리와 시장금리의 방향이 맞지 않는 경우가 드문 일은 아닌 만큼 시장금리 동향을 면밀하게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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