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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한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연합뉴스 |
교체는 자진사퇴 표명에 윤석열 대통령 수용 모양새를 취했다. 그러나 사실상 경질 성격이라는 해석이 이어지면서 원인에 대한 추측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분명한 해명"을 촉구하며 공세 고삐를 당겼다.
지난 1년간 윤석열 정부 초대 ‘안보 사령탑’을 맡은 김성한 실장은 29일 오후 본인 명의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늘부로 국가안보실장 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1년 전 대통령님으로부터 보직을 제안 받았을 때 한미동맹을 복원하고 한일관계를 개선하며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한 후 다시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여건이 어느 정도 충족되었다고 생각한다"며 "미국 국빈 방문 준비도 잘 진행되고 있어 새로운 후임자가 오더라도 차질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저로 인한 논란이 더 이상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 사의를 수용한 윤 대통령은 후임 국가안보실장으로 조태용 주미대사를 내정했다.
조태용 안보실장 내정자는 2020년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로 21대 국회의원을 지내다가 윤석열 정부 초대 주미대사를 맡았다.
김성한 실장의 사의 공식화에 이어 윤 대통령 사의 수용, 후임 안보실장 내정까지 불과 1시간만에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대통령실이 전날 조간에 보도된 ‘김성한 실장 교체 검토’ 기사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선을 그은 지 하루 만에 사퇴로 거취가 정리된 것이다.
대통령실 중심에서 ‘안보실장 교체 논의’가 막판까지 상당히 진행됐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는 특히 오는 4월 미국 국빈방문·5월 일본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뤄진 ‘컨트롤타워 교체’다. 이에 김일범 의전비서관과 이문희 외교비서관 등 역시 김 실장에 앞서 교체됐다. 조 대사 직위 이동으로 한미정상회담 이전에 새 주미대사가 부임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정상회담 준비 잡음을 감수하면서까지 단행한 ‘물갈이’에 그 배경과 관련해서는 각종 관측이 불거지고 있다.
먼저 국빈 방미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중요일정 관련 보고가 누락되면서 뒤늦게 문제가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대일 외교관계 정책 등에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의 ‘알력설’을 거론하는 이들도 있다.
다만 이런 관측은 여권과 대통령실 확인 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국가안보실장, 외교비서관, 의전비서관이 모두 경질됐다"며 "잇따른 외교참사에도 모르쇠로 버티던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모두 경질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대통령실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누구의 심기를 건드렸기에 줄줄이 쫓겨나고 있는 것인지, 또 누가 이들의 경질을 주도한 것인지 납득할 수 있게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지금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부터 미국의 반도체 규제,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에 이르기까지 외교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할 시점"이라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한민국의 국익을 제대로 지킬 수 있을지 심히 걱정스럽다"고 강조했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