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6월 07일(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고착 전황 중 美 빠지고 中 오면...젤렌스키 거듭 "시진핑 초청"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29 17:53
Russia Ukraine War

▲우크라이나 군경 사이에 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AP/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러시아 침공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거듭 중국에 손짓하고 나섰다.

미국 공화당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론이 힘을 받는 반면, ‘친러’ 성향인 중국이 목소리를 키우면서 위기감이 고조된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초청 입장을 재확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최전선과 멀지 않은 북동부 수미 지역에서 열차로 수도 키이우로 돌아오는 길에 AP 통신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시진핑)를 여기서 만날 준비가 됐다"며 "나는 그와 대화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는 전면전이 벌어지기 전 그와 접촉한 적이 있다. 하지만 1년이 넘도록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러시아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한 뒤 젤렌스키 대통령과도 화상 회담을 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후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지난 23일 자국 언론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시 주석의 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측 입장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아 성사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중러 양국 정상이 만난 자리에서도 러시아에 대한 중국 계획이 나오지 않은 점을 주목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중국으로부터 확약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에서 눈길을 돌리기 위해 동맹국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겠다는 깜짝 발표를 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게 무슨 의미이겠느냐"면서 "그건 그 방문이 러시아에 좋지 못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자국을 찾은 시 주석을 극진히 환대했으나 중국 무기 지원은 공식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후 푸틴 대통령은 지난 25일 우크라이나 등과 국경을 맞댄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시 주석을 만날 준비가 됐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일단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중국은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관련 각측과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정상 간 소통에 대해서는 "제공할 수 있는 소식이 없다"고 답했다.

전황이 다소 고착화 된 가운데 미국 지원 축소론까지 나오는 우크라이나로서는 중국 개입을 막는 것이 특히 중요할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는 전략적 가치가 크지 않다는 서방 군사전문가들 지적에도 도네츠크주 소도시 바흐무트에서 러시아군을 상대로 7개월째 소모전을 감수하는 상황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에 현 단계에선 어느 전선에서든 패배한다면 우크라이나군이 격전을 이어갈 동력이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단계를 포기할 수 없다. 전쟁은 여러 조각의 승리로 이뤄진 파이와도 같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흐무트를 러시아에 빼앗길 경우 우크라이나가 국내외적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우리 사회가 피로감을 느끼고, 그들(러시아)과 타협하도록 나를 밀어붙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푸틴은 서방과 자국 사회, 중국, 이란을 상대로 그런 승리를 선전할 것"이라면서 "그가 피를 느끼고 우리가 약해졌다는 냄새를 맡는다면 그는 더욱더 밀어붙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24년 미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유력 주자들이 우크라이나 군사원조에 부정적 기류를 보이는 데 대해선 언급을 자제했다.

다만 AP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은 그들이 돕길 멈춘다면 우리가 이길 수 없다는 걸 진실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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