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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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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대부자’로 떠오르는 중국…빚더미 국가에 구제금융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28 13:56
China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타스/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중국이 빚더미 국가에 구제금융을 주는 새로운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빈곤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구제금융에 나서 영향력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미국 윌리엄&메리 대학 내 연구소인 에이드데이터(AidData) 집계 결과, 중국이 최근 수년간 경제난에 처한 국가에 제공한 긴급 자금이 2400억달러(약 311조원) 규모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2010년에만 해도 긴급 자금을 아예 제공하지 않았지만 2021년 한 해에는 405억달러 상당 지원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최종 대부자’로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같은 해 IMF(국제통화기금)의 구제금융 대출은 686억달러였다.

중국은 이미 중저 소득 국가 구제금융에서 미국을 대체했다. 특히 튀르키예, 아르헨티나, 스리랑카 등 지정학적인 거점이나 천연자원이 풍부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구제금융을 대거 제공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2002년 우루과이에 15억달러를 제공한 이후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대규모 구제 금융에 나서지 않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창한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의 결과물로 풀이된다.

중국이 일대일로를 추진하면서 지금까지 151개 중저 소득 국가에 도로, 발전소, 댐 등 인프라 건설비를 중심으로 9000억달러를 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중국의 국영 금융사가 변동 금리 방식의 대출을 제공했다. 중국 구제금융의 전형적인 금리 수준은 약 5%로, IMF의 2%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연구자들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런 대출을 끌어다 쓴 국가들은 최근 금리가 오르면서 상환 부담이 거의 두배로 늘었고 중국의 구제금융 역시 이런 나라에 대부분 제공되고 있다.

긴급자금의 기준 통화는 90% 이상이 위안화다. 이를 통해 중국은 국제통화로서 달러화 의존도를 제한하려는 움직임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맺은 통화 스와프 협정을 통해 위안화를 빌리는 부채 국가들은 빚을 갚기 위해 달러화를 쓰고 자국 중앙은행에 위안화를 쌓아두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 몽골 등 몇몇 국가는 과거 외환 보유고로 주로 달러화를 축적했지만 현재는 상당 부분을 위안화로 대체한 상태라고 에이드데이터의 간부인 브래드 파크스는 전했다.

독일 싱크탱크인 킬 세계경제연구소의 크리스토프 트레베슈는 일대일로의 비용이 명확해지는 상황에서 "또 다른 구제금융 큰손의 등장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친강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3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2020년과 2021년에 수십여 빈곤국의 부채 상환을 연기해줬다면서 "중국은 G20의 어느 국가보다 많은 상환 연기를 해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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