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박성준

mediapark@ekn.kr

박성준기자 기사모음




FOMC 앞두고 SVB 파산…美 연준 ‘3월 빅스텝’ 영향 미치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11 11:16
USA-MARKETS/FED

▲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SVB 파산 이후 미국 은행업계의 불안정성이 증폭될 경우 연준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준은 오는 21일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열어 금리 인상 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엔 연준은 물론 투자자들도 예의주시하는 2월 고용지표 보고서가 발표됐다.

미국의 2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31만 1000명 증가해 전문가 예상치인 22만5000명 증가를 웃돌았다. 1월 수치는 50만 4000명으로 하향 수정됐다.

2월 실업률은 3.6%로 집계돼 5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전월치(3.4%)에서 소폭 상승했다. 시장의 예상치인 3.4%도 웃돌았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24% 올랐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4.62% 상승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0.4%와 4.8% 상승을 모두 밑돈 것이다.

비농업 고용이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실업률이 오르고, 시간당 임금이 둔화한 점은 시장에 다소 안도감을 줬다.

금리 선물시장에서 연준이 3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60% 이상으로,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40%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날과는 완전히 반대된 흐름이다.

하지만, 시장은 고용보다 SVB 파이낸셜의 주가 폭락 사태에 따른 은행주로의 전이 위험에 더 주목했다.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며 국채금리는 더욱 하락했다.

전날 채권 포트폴리오 손실에 증자를 모색했던 실리콘밸리 뱅크(SVB)는 결국 파산했다. 모기업 SVB파이낸셜이 이날 오전 증자에 실패해 매각을 모색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으나, 미 금융당국은 은행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지난 1년간 미국의 기준금리를 사실상 제로에서 4.75%까지 급격히 상승한 것이 은행 자산의 건전성을 악화시켰다고 지적하고 있다.

은행 입장에선 금리 인상 속도에 맞춰 기존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이 어려운데다, 기준 금리 상승으로 은행이 보유한 국채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에 현금화를 할 경우에도 막대한 손실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SVB가 초고속 파산까지 이르게 된 것도 국채 매도를 통해 18억 달러의 손실을 봤다는 발표가 뇌관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SVB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타격이 큰 IT 분야 기업들에 대한 대출이 많았기 때문에 부실자산 규모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한다면 이번 달 FOMC에서 또다시 급격한 인상을 선택하는 것은 힘들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자산 운용사 제프리스의 선임 금융분야 이코노미스트 아네타 마코스카는 "SVB 파산은 연준의 정책이 경제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지만, 전혀 생각지도 못한 위기를 부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NYT의 경제 전문 칼럼니스트 피터 코이는 "파월 의장과 다른 FOMC 멤버들은 자신들의 통화정책이 은행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자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연준의 통화정책은 SVB 파산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아닐 카시압 시카고대 부스 비즈니스 스쿨 교수는 "현재 대부분의 은행은 건전성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연준도 정책 결정 과정에서 개별 은행이 아닌 전체 은행 시스템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