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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황현순 대표가 이끄는 키움증권이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 2위에 오른 가운데 조만간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신청해 사업 영역을 다각화한다. 이 회사는 국내 주식 시장점유율 1위라는 확고한 지위를 바탕으로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는데, 초대형 IB 인가까지 받을 경우 명실상부 대형 증권사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작년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 4조691억원을 기록해 초대형 IB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충족했다. 키움증권은 빠르면 이달 중 금융당국에 초대형 IB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 초대형 IB는 대형사 반열에 오르는 중요한 관문으로 여겨진다. 초대형 IB 증권사는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자기자본 2배 한도 내에서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 가운데 절반은 기업대출, 부동산금융 등에 투자해야 한다. 예금자 보호 상품은 아니지만 증권사 신용도를 기반으로 발행하기 때문에 사실상 예금자 보호 상품에 가깝다. 현재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4곳이 발행어음 업무를 영위 중이다.
키움증권이 초대형 IB 인가를 통해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할 경우 기존 리테일뿐만 아니라 IB에서도 사업 영역을 다각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로 증권가에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당시 대형사들은 발행어음을 통해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이는 사례가 있었다"며 "증권사 입장에서는 자금조달 수단을 확보함과 동시에 새로운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라고 했다.
키움증권이 지난해 자기자본 4조원대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촘촘한 리스크 관리 역량과 견고한 실적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별도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 6457억원으로 메리츠증권(1조253억원)에 이어 증권사 2위를 차지했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으로는 자기자본 1위인 미래에셋증권(5484억원)을 제쳤다.
키움증권의 작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564억원으로 메리츠증권(1조925억원), 미래에셋증권(8356억원)에 이어 3위다. 주식 거래대금 감소, 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5.7% 감소했지만, 타사 대비 부동산 PF 비중이 크지 않아 최악은 면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키움증권이 매입 확약한 부동산 PF 규모는 1조7000억원이며, 이 중 충당금은 64억원에 그쳤다. 본업에서의 경쟁력도 굳건하다. 올해 1월 기준 리테일시장 점유율은 30.1%에 달한다. 국내 개인투자자 10명 중 3명은 키움증권을 통해 거래하는 셈이다. 황현순 대표는 작년 초 취임 직후 임직원들에게 업계 3위로 도약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이것이 현실화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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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순 키움증권 대표이사. |
키움증권은 초대형 IB와 별개로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노력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키움증권의 정체성이 리테일 시장의 확고한 시장지배력인 만큼 이를 기반으로 고객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게 황 대표의 지론이다. 키움증권은 황 대표의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지난달 초 종목토론 커뮤니티 서비스 ‘종목톡’을 오픈했으며, 올해 초부터는 투자자들이 공개적으로 수익률을 겨루는 ‘키움영웅전’을 운영 중이다.
키움증권 측은 "자사만이 갖고 있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더 많은 즐거움과 편리함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최근 신용융자 이자율을 최대 2.1%포인트(p) 인하한 것도 고객 중심 경영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