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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외 '1월 효과', 코스피 랠리 관건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26 17:39

월간 상승률 10% 넘어

금리 인하 기대감, 중국 리오프닝 덕



'증시 낙관론' 등장...'상고하저' 전망도

악재 여전해 '신중론' 우세

금리 인하 없다면 단기 급락 가능성도

코스피

▲26일 코스피는 40.08p(1.65%) 오른 2,468.65로 장을 마쳤다.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이달 들어 코스피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증시 전반에 온기가 돌고 있다. 이번 ‘1월 효과’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슈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며 외국인 투자자가 다수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증권가 안팎에서도 조금씩 상반기 증시 전망에 대한 ‘낙관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단 대다수 전문가들은 아직 호재보다 악재가 많은 상황이며, 단기 급락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65% 상승한 2468.65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이달에만 무려 10.38% 상승했는데, 작년 월간 상승률 기준 최고치였던 11월(7.8%)보다 높은 수치다. 또 2020년 12월(10.89%)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기도 하다. 코스피는 전날 2428.57로 마감해 2400선을 돌파했는데, 이 역시 종가 기준 작년 12월 5일(2419.32) 이후 약 1개월 반 만에 2400대에 복귀한 것이다.

이달 초만 하더라도 올해 ‘1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우려와 달리 기대 이상으로 투심이 몰리며 이번 랠리가 월말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월 효과란 특별한 호재가 없음에도 매해 1월 주가 상승률이 다른 달에 비해 크게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이번 코스피 랠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완화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 연준이 상반기 내 금리인상 종료 및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이 나오기 시작하자, 작년 10월 1400원대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200원대 초반까지 내렸다. 환율 영향으로 작년 국내 증시를 떠났던 외국인이 대거 몰려 주가를 부양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최근 10거래일 연속 국내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으며, 이달에만 5조원 가까이 사들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3기 집권 이후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도 강세장 주요인으로 꼽힌다.

코스피

▲최근 1년간 코스피 지수 추이.


이에 증권가 일각에서는 ‘코스피 낙관론’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하이투자증권은 이달 코스피 밴드 상단을 2500~2550으로 제시했고, 올해 코스피는 ‘상고하저(상반기 상승세, 하반기 약세)’를 보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지난 연말 대다수 증권사들이 내놓은 ‘상저하고(상반기 약세, 하반기 강세)’ 반대되는 의견을 낸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곧 실적 발표 시즌이 재개되며 일부 기업들의 어닝 쇼크가 예상되지만, 주가는 실적을 선행하기 때문에 연말 주가 하락에 이미 반영됐다고 본다"며 "중국 경제활동 재개 및 오는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거치며 낙폭이 과대했던 성장주들이 수혜를 보고,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 대다수 증권업계 전문가는 ‘낙관론’이 시기상조라고 지적한다. 급격한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단기간 다수 외국인 투자자가 유입된 결과일 뿐, 시장에는 아직 호재보다 악재가 많다는 것이다. 연내 미국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기에는 연준 인사들의 태도가 강경하고, 오히려 상반기 내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기업들의 지난해 연간 실적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지만 실적발표 기간을 거치며 올해 실적 전망치가 주가에 추가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 간밤 미국 나스닥,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기업들의 실적 부진 우려로 각각 0.3%, 0.1%씩 약세를 보였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의 주가 랠리는 원·달러 환율과 흐름을 같이 하고 있다"며 "현재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된 것일 수 있으며, 이후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단기 급락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직전 랠리 고점인 2500까지 4.4%가량 남겨두고 있는데, 최근 거래대금 감소를 고려하면 일부 기술적 저항이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코스피가 점차 과매수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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