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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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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음극재’ 잡아라...배터리 소재 경쟁 시동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25 14:54

대주전자재료 등 R&D·시설투자 확대

배터리 주행거리·충전시간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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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케미칼 음극재 세종 2공장 전경.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국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기업이 주행거리를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R&D)을 추진하는 가운데 차세대 핵심 소재로 떠오르는 실리콘 음극재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는 에너지용량을 극대화하고 충전에 걸리는 시간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신소재로 꼽힌다. 국내 소재 기업들은 실리콘 음극재 경쟁력을 갖춘 해외 기업과 인수·합병(R&D)을 하거나 생산 시설을 확충하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나섰다.

25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대주전자재료와 포스코케미칼, SKC, SK머티리얼즈 등이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 진출했다. 실리콘 음극재 시장은 다른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통한 에너지밀도 향상이 어려워지면서 최근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현재 해당 소재를 적용한 배터리를 탑재하는 차량이 많지 않아 중국과 일본 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된 상태다.

대주전자재료는 국내 최대 실리콘 음극재 기업으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세계 점유율 50%를 확보한 중국 BTR, 30%가량을 가진 일본 신에츠 등과 경쟁하며 10% 수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현재 5% 수준인 음극재 내 실리콘 비중을 점차 높이는 방향으로 R&D를 진행하고 있다. 실리콘 비중을 키우면 값비싼 기존 원료인 흑연을 대체해 배터리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고 동시에 성능도 개선되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실리콘 음극재는 충전이나 방전 시 배터리 부피가 팽창하는 안전성 문제가 치명적"이라며 "대신 흑연 음극재에 실리콘 함량을 약 10%가량 더하는 정도로도 배터리 효율이 약 40%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주전자재료는 올해 실리콘 중량을 높이는 음극재 개발을 추진하는 동시에 생산 능력 확대에도 나섰다. 지난 2일 회사는 실리콘 음극재 신규 시설 투자를 위해 568억원을 책정했다고 공시했다. 업계는 대주전자재료가 추가 투자를 통해 올해 생산능력을 2000t, 이듬해 1만t 수준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 시장은 지난 2021년 약 88억2200만달러(약 10조8000억원)에서 오는 2026년 204억1600만달러(약 25조2000억원)로 연평균 19.9% 성장이 기대된다. 그만큼 실리콘 음극재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진출하는 국내 기업도 늘고 있다.

SK온을 필두로 배터리 사업에 공을 들이는 SK그룹은 계열사를 중심으로 시장 진출에 나섰다. SK㈜ 머티리얼즈 계열 실리콘 음극재 업체인 SK머티리얼즈 그룹14는 지난 2021년 경북 상주에 총 85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해 2500억원 규모 추가 투자를 선언하면서 오는 5년간 1조1000억원을 실리콘 음극재 설비증설에 투입하게 된다. 생산능력은 연간 2000t 규모로 예상된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동박을 생산하는 SKC도 지난 2021년 말 영국 실리콘 음극재 기술 기업 넥시온에 지분 투자를 통해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포스코그룹도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실리콘 음극재 기업인 테라테크노스를 인수해 포스코실리콘솔루션으로 사명을 바꿔 출범시켰다. 포스코케미칼은 전기차 주행거리 향상을 위해서 실리콘 탄소복합체(Si-C)와 실리콘산화물(SiOx) 등 실리콘 음극재 사업화를 추진 중이며 오는 2030년까지 연산 2만t 규모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방침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실리콘 음극재는 차세대 소재로 꼽히지만 아직 양산 체제를 본격적으로 갖춘 업체를 찾기는 드문 상황"이라며 "향후 성장세가 기대되는 만큼 국내외에서 많은 기업이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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