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5월 31일(수)



韓배터리 소재 성장 본격화...IRA 대응도 ‘척척’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24 13:00

지난해 실적 대폭 성장...올해 미국 중심 성장세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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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케미칼은 지난해 11월 전남 광양에 세계 최대 규모인 양극재 광양공장 종합 준공을 마쳤다.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양극재와 음극재 등을 생산하는 국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소재 기업이 올해 외형 성장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해 현지 진출 준비를 마친 상황에서 미국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가시화되며 국내 소재 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분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에서 양극재 사업을 펼치는 첨단소재 사업부는 지난해 연간 매출이 8조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지난해 연말 핵심 광물 가격하락으로 양극재 판가가 낮아지고 판매량이 줄어드는 등 악재에도 전년 대비 약 70% 이상 성장한 매출이다. 회사 차원에서 첨단소재 부문을 강화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하며 실적 개선이 뚜렷해지는 흐름으로 파악된다. 해당 사업 부문은 지난해 3분기에 영업이익 4160억원을 달성하며 분기 기준 처음으로 회사 주력인 석유화학 사업이 주춤하는 사이 실적에서 앞섰다.

포스코케미칼은 전기자동차 배터리용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에서 지난해 가시적인 성과가 이어졌다. 증권사에서 추정하는 지난해 포스코케미칼 양극재와 음극재 사업 부문 매출은 각각 1조8000억원, 2000억원 수준이다. 1년 전과 비교해 양극재 사업은 약 165%, 음극재는 15%가량 확대됐다. 양극재 사업에서 기존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제너럴모터스(GM) 등 고객사를 확대하고 배터리 소재 공급망에 대한 탈중국 수요를 타고 다양한 협력을 통해 외형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양극재 업체인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도 성장세가 특히 가파르다. 삼성SDI와 SK온 등을 고객사로 둔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매출이 약 5조2000억원에 달하며 전년 대비 250% 성장한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엘앤에프는 지난해 연간 매출이 처음으로 4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2021년 매출 9708억원에서 30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양극재를 비롯한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어 이들 업체 실적 역시 덩달아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을 위해 북미를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꾸준히 확대하면서 향후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북미 시장을 선점한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배터리 생산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에 공급하는 양극재 물량을 꾸준히 확대하는 추세다. 오는 2027년 연간 양극재 생산능력 예상치는 34만t 이상이다. 올해 1분기에는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30억 달러를 들여 연간 생산능력 12만t 규모 양극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는 고성능 순수 전기차 120만 대 분량인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수준으로 미국 내 최대 규모다. 테네시 양극재 공장은 2025년 말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포스코케미칼은 GM과 양극재 합작기업인 얼티엄캠을 통해 북미 배터리 소재 시장 공략에 나섰다. 캐나다에 연간 3만t 규모 공장을 세워 오는 2024년 가동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이를 포함해 포스코케미칼은 오는 2025년 기준 미국에서 6만t, 캐나다에서 3만t 양극재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해 말 전남 광양에 연산 9만t 규모 양극재 공장 종합 준공을 하고 가동에 돌입했고 경북 포항에도 차세대 양극재 생산라인을 건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국내 총 연16만t 규모 양극재 생산능력을 포함해 세계 시장에서 양극재 생산능력을 총 27만5000t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캐나다 퀘벡주에 SK온, 미국 포드에 공급하기 위한 양극재 공장을 올해 하반기 착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26년까지 북미에서 18만t 규모 생산능력을 포함해 전세계에서 연산 55만t 생산능력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엘앤에프는 오는 2025년까지 국내에서 24만t 생산능력 확보를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인 레드우드머티리얼즈와 양극재 합작기업을 출범하면 2025년 가동으로 미국에서 최대 10만t 규모 생산능력을 더할 수 있게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배터리 소재용 원재료 가격 조정과 환율 하락, 완성차 가격 경쟁 가능성 등으로 국내 소재 기업 실적이 일제히 악화됐다"며 "다만 올해에는 미국 중심으로 수요가 본격화되면서 현지 진출을 마친 국내 소재업체가 외형성장을 본격화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jinso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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