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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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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차례상 차리다 연휴 때 경찰서 갈 바엔…간편식·밀키트 올린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2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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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한가득 차려진 차례상 모습.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설 연휴가 시작된 21일 명절 스트레스로 인한 갈등이 고조될 전망이다.

인크루트에 따르면, 지난달 27∼29일 인크루트 회원 828명 설문조사 결과 명절 스트레스 지수를 묻는 문항에 15.4%가 ‘매우 높다’, 25.1%가 ‘약간 높다’고 답했다.

10명 중 4명꼴로 설 연휴를 앞두고부터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스트레스 이유로는 가장 많은 21.8%가 명절 비용 지출을 꼽았다. 이어 적어지는 개인 자유시간(17.3%), 가족 간 의견 다툼(15.2%), 잔소리(12.2%) 순이었다.

고조되는 스트레스로 갈등이 극단적으로 치닫는 경우도 늘어난다.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설 연휴 기간 일평균 가정폭력 신고 접수 건수는 193건이었다. 이는 평소 일평균 141건에 비해 37%나 많다.

앞선 설 연휴 역시 가정폭력 신고 접수가 평소에 비해 2020년 32%, 2021년 37% 늘었다.

경찰은 설 연휴 기간 가정 내 사소한 다툼이 큰 싸움으로 번지는 등의 사례가 많아 가정폭력 신고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철저히 대비할 계획이다.

특히 차례상을 차리는 문제는 주요 갈등 소재다.

지난해 2월 1일 부천에서는 차례 준비에 관한 말다툼 중 외국인 여성이 남편을 할퀴는 등 폭행을 해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있었다.

차례의 본래 의미를 강조하며 간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김미영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위원은 "차례는 조상에게 예를 올리는 간단한 의식"이라고 강조했다.

김 수석연구위원 등에 따르면 예법 지침서인 주자가례에도 차례상에는 술 한잔, 차 한잔, 과일 한 쟁반을 차리고 술도 한 번만 올릴 뿐 축문도 읽지 않는 것으로 돼 있다.

애초부터 차례(茶禮)는 설과 추석 같은 명절이 돌아왔음을 조상께 알리는 의식으로 이때 차(茶)를 올리는 습속에서 유래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원래 간결했던 차례 음식이 경제적 여유가 생겨나고, 유통구조가 발달하며, 조상을 잘 대접하고 모신다는 생각에 여러 가지 음식을 마련하며 점차 늘어났다"라며 "우리 사회에서 차례상은 사라지고 제사상만 남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고 크다고 해서 좋은 게 아니다"라며 "전통 예법은 모자라는 것보다 넘쳐나는 것을 경계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차례상 상차림을 간소화하는 분위기도 확산하고 있다.

인크루트 응답자 66.7%는 이번 설에 차례상을 간소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차례상을 간소화한다는 응답자 절반 이상은 간편식이나 밀키트를 활용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직접 음식을 만들면서 간편식과 밀키트도 활용하겠다는 응답이 46.7%, 간편식 또는 밀키트로만 차례상을 차리겠다는 응답도 9.6%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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