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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사진.픽사베이 |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결혼 당시 남편과 아내 소득이 다른 한국 문화로 인해 불평등이 다소 완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9일 연합뉴스는 박용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금융통화연구실 차장·허정 한은 금융안정국 안정분석팀 조사역은 ‘소득동질혼과 가구구조가 가구소득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 : 국제비교를 중심으로’ 보고서(BOK 경제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보고서에서 나타난 주요국 가구소득 형성단계별 지니계수 분석 결과에서 한국 개인 근로소득 지니계수는 0.547이었다. 이는 주요국 평균(0.510)보다 높다.
그러나 가구 근로소득 지니계수는 0.361로 주요국 평균(0.407)보다 낮았다.
지니계수는 소득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는 의미다.
국민 개개인 소득은 다른 나라 보다 불평등하지만, 결혼 후 이룬 가정 사이 소득 격차는 다른 나라 보다 평등한 셈이다.
결국 한국에서 ‘가구 내 소득공유 효과’가 주요국보다 컸다는 뜻이다. ‘가구 내 소득공유 효과’는 고소득 개인과 저소득 개인이 만나 중간소득 가구를 형성하면, 개인 단위 소득 불평등에 비해 가구 단위에서 소득 불평등이 완화되는 것을 말한다.
박용민 차장은 "우리나라는 소득동질혼 경향이 주요국보다 약한데다, 주요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1인 가구·한부모 가구 비중에 힘입어 가구 구조도 불평등 완화에 유리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부 근로소득 간 순위 상관계수와 상관계수는 각각 0.03, 0.06으로 0에 가까웠다. 이는 분석대상 34개국 중 각각 33위와 32위로 최하위권이었다.
또 부부소득이 유사한 가구가 무작위 결혼에서 나타나는 데 비해 얼마나 빈번히 관측되는지를 배율로 측정한 소득동질혼 지수도 1.16배로 분석대상국(평균 1.60배)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에서도 고소득 남녀 간 결혼이 많기는 하지만, 고소득 남성과 비취업·저소득 여성 간 결혼 등 이질적 결혼이 주요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빈번히 일어난다는 것이다.
박 차장은 "우리나라의 소득동질혼 경향이 약한 이유로는 저소득 가구 보조금이 적어서 아내가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는 의견, 고소득 남성은 경제활동에 전념하고 아내는 가사·육아에 전담하는 가구 내 분업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의견, 결혼 후 임신·출산 등으로 여성의 경력단절 때문이라는 의견 등이 있지만 검증된 가설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 1인 가구·한부모 가구 비중도 지난 2019년 기준 각각 14.7%, 4.0%로 주요국 평균(22.6%, 7.4%)보다 낮았다.
보고서 모의실험 결과, 한국 소득동질혼과 가구구조가 주요국과 같아진다면 한국 가구 균등화 근로소득 지니계수는 원래 0.361에서 평균 0.396으로 10%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박 차장은 "우리나라 소득동질혼 경향과 가구구조가 가구 내 소득공유 효과에 유리하게 작용함으로써 다소 높은 노동시장에서의 불평등과 부족한 정부 재분배 정책을 보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향후 소득동질혼 경향과 가구구조가 불평등 완화에 불리한 방향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노동시장 불평등을 줄이고 공적인 불평등 완화 기제를 갖춰 나가려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