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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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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발 ‘전기차 치킨게임’ 우려에도…배터리 가격 인하 압박은 낮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18 14:56

테슬라, 미국 유럽 아시아서 최대 20% 인하



여전히 배터리 공급 타이트한 상황…가격 인하 여지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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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해 12월 중국과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 이어 미국과 유럽에서도 전기차 가격 인하에 나섰다.(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업체로 꼽히는 미국 테슬라가 공세적으로 가격을 낮추면서 세계 전기차 시장이 가격 경쟁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높은 수익률을 자랑해온 테슬라는 가격을 확 낮춰 판매량 확대를 노릴 수 있지만 다른 완성차 기업은 차값을 낮춰 받기 위해서는 배터리를 비롯한 핵심 부품 단가를 줄여야 한다. 일각에서 완성차 기업들이 배터리 업체에 가격 인하 압박을 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지만 업계는 저가 수주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18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해 12월 중국과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 이어 미국과 유럽에서도 전기차 가격 인하에 나섰다. 먼저 아시아 전역에서 판매가를 약 10% 낮춘 데 이어 미국과 유럽에서도 가격을 최대 20% 저렴하게 조정했다. 세단인 모델3와 모델S뿐만 아니라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모델Y, 모델X 등 전반적으로 모든 차량에 대한 가격이 낮아졌다.

가격 인하는 판매 촉진을 위한 조치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로 전기차 판매량이 꺾일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선제적으로 가격을 낮춰 수요부진에 따른 판매량 감소 우려를 조기에 잡겠다는 판단이 깔렸다. 결과적으로 가격 인하는 신규 수요를 창출하는 데 성공하는 분위기다. 특히 저렴한 중국 전기차 기업과 경쟁에서 밀려나는 듯했던 테슬라는 현지 주도권을 다시 잡아가고 있다. 가격을 낮춘 이후 중국 시장에서 이달 9일부터 15일까지 테슬라 판매량은 1만2654대로 1년 전보다 76% 뛰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시장에서는 배터리 업계를 비롯한 전기차 부품 기업에는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테슬라를 시작으로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 완성차 업계 전반이 가격 경쟁을 벌이는 이른바 ‘치킨게임’이 발발하면 전기차 원가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에 대한 가격 인하 압박이 삼화할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우려에도 배터리 가격 하락 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전기차에 필요한 배터리 수요 대비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이라 배터리 제조사가 저가 수주에 나설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지난 2021년부터 꾸준히 판매 가격을 높여왔다는 점도 배터리 판가 인하 압박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이미 높은 이윤을 형성해왔기 때문에 최근 가격 인하가 배터리 기업에 공급가 인하를 요구할 만큼 부담되는 수준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반대로 가격 경쟁이 일각에서는 최근 중국이 전기차 보조금을 전면 폐지하면서 생길 수 있는 수요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배터리 공급가 인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여전히 원자재 수급이 타이트해 원가 상승 여력이 더 높은데다 배터리 수요도 공급 대비 강세를 나타내고 있어 급격한 가격 인하 여지는 낮게 보고 있다"며 "오히려 완성차 기업이 가격 경쟁에 나설 경우 최근 중국에서 전기차 보조금 폐지와 유럽에서 전력비 상승 등 전기차 수요 우려를 극복할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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