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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이냐 고객편의냐"...銀, 수수료면제-영업시간 조정 화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10 16:34

신한銀, 이체수수료 영구 면제

타 은행도 '고심'



은행권 "많은 고객 이미 수수료 면제"

한편에선 "토스 등 무료정책 고려해야"



은행노사, 조만간 영업시간 정상화 논의

"정상화 시기상조" VS "영업력 손실" 팽팽

은행

▲연초부터 은행권에 모바일뱅킹 수수료 면제, 영업시간 조정 등이 새 화두로 떠올랐다. 사진은 서울 시중은행 영업점.(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연초부터 은행권에 모바일 및 인터넷뱅킹 이체수수료 면제, 영업시간 조정 등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두 사안 모두 은행 수익성은 물론 고객 편의성과도 직결된 사안인 만큼 결론을 내리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업시간 조정의 경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 측에서 코로나19 재유행 등을 이유로 영업시간 조정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사측과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 신한銀, 인터넷뱅킹 이체수수료 면제...타 은행권 "검토 중"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신한은행을 제외한 다른 은행권에서는 ‘모바일 및 인터넷뱅킹 이체수수료 면제’를 두고 신중한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수수료 면제는 한용구 신한은행장이 작년 말 취임 직후 고객중심 및 사회 환원 차원에서 야심차게 꺼내든 지침이다. 기존에는 고객이 모바일 및 인터넷 뱅킹에서 타행으로 이체할 경우 건당 500원, 타행으로 자동 이체할 경우 건당 300원씩 납부했고, 거래 기준 등 수수료 면제 기준을 충족한 고객은 수수료를 납부하지 않았다. 해당 수수료는 은행 입장에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안정적인 수익원이었던 만큼 이를 전액 면제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결정은 기존 취약계층 중심이었던 은행의 사회공헌 활동 범위를 전 고객군으로 확장하겠다는 한 행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신한은행 측은 "은행 수익 중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의미"라며 "고객 중심이라는 대승적인 철학에 대해 주주들도 공감했기에 가능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들도 수수료 면제를 두고 내부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지만, 신한은행과 같이 단번에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거래 계좌나 카드 결제 계좌, 자동이체와 같은 거래 조건 등에 따라 이미 수수료 면제 혜택을 보는 고객들이 상당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미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상품, 정책들이 있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도 이체수수료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이미 토스의 경우 작년 8월부터 모든 사용자에게 평생 무료 송금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은행들의 경쟁 상대가 4대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 등으로 확장되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시각이다.


◇ 영업점 시간 1시간 단축...정상화 여부 놓고 노사 입장 ‘평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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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중은행 영업점.(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사실 수수료 면제 정책은 은행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구조 자체는 복잡하지 않다. 문제는 영업점 시간 조정이다. 영업점 시간 조정은 노사 협의 사안이기 때문에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금융노조와 사측은 이번주 중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 여부, 시기, 방법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은행 영업점 시간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2021년 7월부터 전국 단위로 기존 오전 9시~오후 4시에서 오후 9시 30분~오후 3시 30분으로 1시간 단축됐다. 당시 노조와 사측은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방역지침상 사적모임, 다중이용시설 제한,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이후 영업시간 단축 여부에 대해 ‘추후 논의키로’ 의결했다. 즉,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도 영업시간 정상화는 노사 간의 합의사안으로 못박으면서 아직까지 영업시간 정상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노조는 정부가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공식 발표하지 않았고, 최근 코로나19가 재유행하고 있어 영업시간 정상화는 시기 상조라는 입장이다. 금융노조 측은 "불특정 다수가 방문해 직원들과 오랜 시간 대면하는 영업점 특성상 실내마스크가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영업시간을 정상화할 경우 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정상화하는 가운데 은행 영업시간도 정상적으로 복원하는 것이 국민 정서, 기대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사측도 김 위원장의 발언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영업시간을 정상화하는 것이 고객 편의성은 물론 은행 영업력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업시간 단축이 장기화되면 회사 입장에서는 대면 영업을 할 시간이 줄어들고, 직원들에게도 기존의 임금을 지급할 만한 명분이 약해진다"며 "노조 측의 주장은 직원들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지만, 회사 경영적 측면에서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방역당국이 현재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계속해서 언급하고 있기 때문에 영업시간 단축을 놓고 금융노조에서 내세울 만한 명분은 많지 않다"며 "영업점 시간도 조만간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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