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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또 0.25%p 올릴까...‘고물가·한미 금리차’ 부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0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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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3일 사상 첫 7연속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지 주목되는 가운데, 금융권 전문가들로부터 한은이 통화 긴축을 아직 멈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5%에 이르는 수준으로 높고, 미국과의 금리 격차도 1.25%포인트(p)까지 벌어졌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은이 2월 또는 4월 한 차례 추가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3.75%까지 끌어올린 후 경기·부동산 침체 등을 고려해 인상 행진을 멈출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하는 경기 하강 속도에 따라 이르면 올해 4분기, 늦으면 내년부터나 시작될 전망이다.


8일 연합뉴스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들은 한은 금통위가 오는 13일 열릴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올릴 것으로 점쳤다.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한은 역사상 첫 7연속 인상(2022년 4·5·7·8·10·11월, 2023년 1월)이다.

전문가들이 금리 인상을 확신하는 것은 여전히 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 때문이다.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109.28)는 1년 전보다 5.0% 올랐다. 상승률이 같은 해 7월(6.3%)을 정점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5월 이후 8개월째 5%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기대인플레이션율도 3%대 후반(12월 3.8%)으로 높은 수준이다. 이에 한은 입장에서도 물가 안정에 우선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통화정책 운용 기조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 역시 작년 12월 31일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소비자물가는 내년 초에도 5% 내외의 상승률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고, 이창용 총재는 신년사에서 "국민 생활에 가장 중요한 물가가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므로, 올해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1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 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으로 1.25%p까지 벌어진 한국(3.25%)과 미국(4.25∼4.50%)의 기준금리 차이도 한은의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1.25%p는 2000년 10월 1.50%p 이후 두 나라 사이 가장 큰 금리 역전 폭이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이에 오는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도 한은의 향후 정책 기조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일러야 올해 4분기에나 기준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봤다. 인하 시점이 내년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많았다. 금리 인상 영향으로 한국이나 미국의 실물 경제 침체가 본격화될 것이고, 내년 주요 선거 이벤트가 있는 만큼 고금리가 표심에 도움이 안되기 때문이다.

단 한·미 금리 격차 등을 고려할 때 미국보다 먼저 또는 비슷한 시점에 인하하기가 부담스러울 것이며, 고물가 현상이 이어진다면 한은이 올해 금리 인하를 시작하지 못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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