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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풀어도 '고금리·DSR' 제약...은행 가계대출 수요 늘어날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06 16:18

4개구 제외 서울·경기 LTV 완화

대출 증가 기대감…은행주 주가도 상승



"추가 금리인상 예고, DSR 규제 여전"

"실수요자 내집 마련 부담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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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대출창구.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확 풀었으나 고금리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지속되고 있어 실제 은행의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돌아서기에는 제약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부터 강남 3구와 용산을 제외한 서울 전 지역, 경기 과천, 성남(분당·수정구), 하남, 광명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하고 완화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규제지역이었을 때는 50%를 적용하던 LTV를 70%로 확대하고, 대출을 받을 수 없던 2주택자도 주담대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거래 절벽이 이어지며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어 있는 만큼 규제 완화를 통해 부동산 연착륙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규제 해제로 인한 대출 수요 증가 기대감에 은행주도 급등했다. 해당 내용이 3일 발표된 후 KRX 은행 지수는 4일 4.01%, 5일 6.5%, 6일 2.65% 오름세를 이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주의 경우 특별한 호재가 없는 상황인데 이번 부동산 규제 해제의 기대감이 반영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권에서는 실제 부동산 거래가 이뤄지면서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란 반응이 나온다. 당장 금리가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는 데다 DSR 규제도 유지돼 대출 여력이 크게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줄곧 감소세를 보였는데, 이는 규제 영향도 있으나 높아진 금리 탓이 크기 때문이라고 은행권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실수요자들이 당장 내 집 마련에 나서지 않고 있고 금리 부담을 덜기 위해 대출 상환을 우선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 해 동안 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16조5194억원 줄었다.

기준금리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사상 최저 수준인 0.5%까지 낮아졌다가 2021년 8월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해 현재 3.25%까지 올랐다. 약 1년 3개월 만에 기준금리가 2.75%포인트나 상승하면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졌다.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며 새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연 8%를 돌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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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에너지경제신문.


금리는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금리를 낮추지 않을 것을 시사하면서 한국도 금리인하 시점이 하반기 이후일 것으로 시장은 예상한다. 기준금리 인상의 정점은 3.5∼3.75%로 전망되는 만큼 1∼2차례 추가 인상이 예상돼 은행권의 대출 금리도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실수요자들은 규제가 풀려도 대출 이자 부담에 선뜻 내 집 마련에 나서지 못한다"라며 "금리 상승기가 멈춰야 실수요자들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SR 규제도 제약으로 작용한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풀며 LTV는 대폭 완화한 것과 달리 DSR 규제는 그대로 유지했다. 한국의 가계대출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란 우려 때문이다. DSR은 총소득에서 전체 대출금의 원리금이 차지하는 비중인데 현재 연 총소득 기준 40%를 넘을 수 없다. LTV를 완화해도 소득이 늘지 않는다면 대출 한도는 변화가 없는 데다, 이자 부담이 더 커지면 대출한도는 오히려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DSR이 그대로 묶여 있으면 소득에 대한 부채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LTV를 아무리 푼다고 해도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LTV 규제 완화를 체감할 수 있는 대상은 소득이 높은 고소득자 중심일 것"이라고 했다.

침체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여야 실수요자들이 움직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아직은 집값 하락론이 우세한 만큼 ‘좀 더 지켜보자’는 대기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리 인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당장 은행 대출이 늘어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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