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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주요 카드사들이 계묘년(癸卯年) 새해에도 인력 감축 등 고정 비용 감소를 앞세워 고강도 방어 경영에 착수할 전망이다. 올 들어 자금 조달과 이자 비용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정 비용 축소’를 대비책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의 희망퇴직 절차가 이달 중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우리카드는 지난해 12월 23일까지 부서장급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했다. 1967~1969년생 중 10년 이상 재직한 직원이 대상이다.
조건은 1968년생과 1969년생의 경우, 월 평균임금의 36개월 치를 퇴직금으로 지급한다. 1967년생은 월 평균임금의 24개월 치를 지급키로 했다. 2010년 12월 말 이전 출생한 자녀를 둔 직원은 1인당 최대 2800만원의 자녀학자금을 받을 수 있다.
롯데카드와 KB국민카드도 지난해 말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12월 근속 10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근속 기간에 따라 32개월에서 최대 48개월의 기본급과 최대 2000만원의 학자금을 지급했다. KB국민카드도 지난해 11월 최대 3개월치 급여를 지급하는 조건을 내세워 10여명의 직원들이 희망퇴직을 결정했다.
현대카드는 작년 말 근속 2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결과는 두 자릿수 인원으로 집계됐다. 이들에겐 최대 39개월치 임금과 자녀 학자금, 건강검진비용 등이 지급됐다.
올해 초에는 희망퇴직을 실시하지 않은 카드사들이나, 지난해 상반기 희망퇴직을 받았던 카드사들을 중심으로 신청이 이뤄질 예정이다.
카드사들이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정비용’ 감소다.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조달 비용이 크게 늘어났고,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실적 악화 여파로 비용을 축소해야하는 상황이다.
실제 여전채(AA+·3년물) 금리는 지난해 초 만해도 2%대였지만, 지난해 말 기준 5.6% 수준으로 2배 이상 뛴 상태다. 카드사들은 은행과 달리 수신기능이 없어 사업에 필요한 자금의 약 70%를 여전채를 통해 조달하고 있다.
국내 기업 신용평가사들은 올해 카드사들의 이자 비용은 지난해 대비 약 38% 증가한 3조6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실장은 "카드채의 74%가 2024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데, 카드채 차환과정에서 조달비용 부담이 누적될 것"이라며 "최근 금리상승이 4년 전 대비 빠르게 나타나는 점을 고려하면, 건전성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카드사들은 고정 지출이 큰 영업점도 축소하고 있다. 카드사들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7개 카드사의 국내 영업점 수는 171개로 전년 동기(201개) 대비 14.9%(30개) 감소했다. 희망퇴직과 영업점 축소 외에도 무이자할부 혜택 축소와 대출 금리 인상, 카드 한도 축소 등도 이뤄지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 조달비용과 이자비용이 지난해보다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커 인건비나 임대료, 지점 운용비 등을 최대한 축소할 계획"이라면서 "지난해부터 각 카드사 내부에서 긴축경영이 시작된 만큼 올해 초 상당수의 카드사들이 희망퇴직을 또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