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송두리

dsk@ekn.kr

송두리기자 기사모음




[신년사] 이창용 한은 총재 "경제 어렵지만 희망적 부분 찾을 수 있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01 12:00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한국 경제가 어려운 상황을 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속에서 희망적인 부분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올해도 우리 경제 안팎에 높은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녹록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더욱 정교한 정책 조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선 우리 경제의 대외건전성이 개선됐다는 점을 지난해 확인할 기회가 있었다"며 "지난해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반까지 급등했으나 여러 위기를 극복해 오는 과정에서 정부·기업·금융기관의 위험관리 시스템이 개선됐고 환율이 점차 안정되면서 우려와는 달리 외환부문의 불안이 완화됐다"고 했다. 이어 "이는 우리가 위기 발생 가능성은 경계하되 지나친 우려로 지레 위축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같은 맥락에서 최근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전반적인 국내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감안하면 올바른 정책대응을 통해 극복해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 총재는 "무역수지 적자에 대해 걱정이 많지만 이는 국제원자재가격 급등에 따른 수입 증가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지난해 우리 수출은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반도체 수출이 단가하락으로 부진했지만, 여타 주력 품목들은 지난해 증가를 이어간 점에 비춰 볼 때 대외여건이 회복되면 무역수지도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국제무역의 분절화, 높은 금리 수준 등이 향후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지만, 관점을 달리해서 보면 그간 미뤄왔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시장 다변화 등을 통해 중국 경제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금리 환경 역시 높은 가계부채 수준을 낮추고 부채구조를 개선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총재는 "한국의 부동산 관련 금융은 오랫동안 형태만 달리하면서 반복적으로 우리 경제의 구조적 취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관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거시건전성 규제가 예방적 차원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깊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국민 생활에 가장 중요한 물가가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정책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또 금융·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양상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에는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극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 과정에서 관계당국 간 긴밀한 협업을 통해 정책대응 방안을 조율해 나가야 한다"며 "앞으로도 외부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우리 역할에 대해 보다 진취적인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조직혁신도 언급했다. 그는 "올해는 조직혁신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손에 잡히는 결과물이 없을 경우 회의적 견해가 확산되면서 혁신의 추진 동력이 약화될 수 있으므로 작은 성과라도 하나씩 이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워크 다이어트’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우선순위가 높은 업무에 핵심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업무의 질적 수준을 높일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 총재는 올해 한은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다며 "지난 수년에 걸쳐 진행된 본부 공사가 완공을 앞두고 있으며, 몇 달 후면 1950년 이후 우리가 일해 온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한은이 새로운 환경에서 힘차게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ds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