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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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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빠지는 ‘킹달러’, 고점대비 반토막…"내년에 더 빠질 듯"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30 12:07
달러

▲달러(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올해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을 끼쳤던 ‘킹달러’ 기조가 내년에 더욱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16개 주요 통화와 비교한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달러지수는 지난 28일 기준, 올해 8.9% 상승했다. 이는 2014년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고점을 찍은 지난 9월 27일에는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미국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WSJ 달러지수는 올 연말을 앞두고 상승폭이 고점대비 절반 가까이 반납된 상태다.

당초 올해 달러 가치가 이처럼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이미 지난해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반영해 달러 가치가 오른 상태여서 대다수는 올해 추가 상승 여지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9일 "작년 6월 당시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향후 12개월 동안 3%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해 올해 말까지 연준의 금리 인상폭은 0.4%에 그칠 것이란 방향에 베팅했다"고 지적했다.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올해 5050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던 JP모건체이스의 마르코 콜라노빅 글로벌 리서치 공동 총괄은 미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올해 최대 2.25%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었다.

일부 투자자는 달러 가치가 이미 과대평가된 상태라면서 가치 하락을 예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식량 가격 급등 등의 요인으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강하고 길게 이어지고, 연준도 이에 대응해 불과 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4%포인트나 끌어올리면서 달러도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 초강세로 인해 상대적으로 다른 통화의 가치는 급락했다.

유로화는 2002년 전면 도입 후 사실상 처음으로 유로화 패리티(1유로=1달러)가 지난 7월 깨졌다.

영국 파운드화도 지난 9월 달러 대비 가치가 역대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일본 엔화의 달러 대비 가치도 1990년 이후 최저치까지 추락했다.

한국 원달러 환율 역시 지난 10월 달러당 1440원을 돌파한 바 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찍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무역·금융 기축통화인 달러의 초강세는 밀 같은 원자재와 미국산 제품의 가격을 비싸게 만드는 역할을 해 다른 나라의 인플레이션을 가중했다.

그 결과 스리랑카 같은 빈국은 연료·식량 구매에 보유 외환을 소진하면서 위기에 빠져들었다.

또한 최근 가나가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협상을 시작하는 등 달러 표시 외채가 여러 신흥국의 외환위기를 불러왔다.

에스워 프리사드 미 코넬대학 교수는 주요 신흥국은 위기 근처에도 가지 않았지만, 강달러가 소외된 저소득 국가 등 세계의 많은 나라에 영향을 준 조용한 위기를 불러왔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달러 강세가 더욱 진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헤지펀드 ‘유라이즌 SLJ 캐피털’의 스티븐 젠 최고경영자(CEO)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시장이 미국 경제의 심각한 구조적 결함에 다시 집중하면서 내년에는 달러의 주요 통화 대비 가치가 10∼1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주요 10개국(G10) 환율 연구 책임자인 스티브 잉글랜더도 중국 일상 회복의 영향 등으로 다른 나라의 성장 전망이 개선되면서 내년에는 달러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관측했다.

반면 JP모건체이스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지 않는 한 달러화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면서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가 내년에도 5%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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