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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인 ‘NCM9’가 탑재되는 미국 포드 ‘F-150 라이트닝’ 픽업트럭 |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3사가 탄탄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4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연간 기준으로도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내년 시장 환경도 긍정적이지만 환율 변동과 소비 침체에 따른 전기차 수요 둔화 등 여러 변수도 있다.
27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국내 3사는 올해 연간으로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올해로 출범 3년 차를 맞는 LG에너지솔루션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추산 기준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최근 3개월간 증권사 전망치 평균)가 각각 25조2135억원, 1조4758억원으로 전망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41.24%, 영업이익은 92.04% 증가한 수치다.
수익성 중심 전략을 펼치는 삼성SDI는 3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연간 컨센서스는 매출 20조1198억원, 영업이익 1조9289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80.68% 늘며 업계 최초 연간 영업이익 2조원 달성을 눈앞에 뒀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온은 올해에도 적자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분기 첫 감가상각전 영업이익(EBITDA) 흑자전환을 달성한 올해 3분기에 이어 손익분기점 달성을 앞두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증권가는 이르면 내년 1분기 SK온이 흑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국내 3사가 공격적 투자를 지속해온 북미와 유럽에서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에 맞춰 실적이 개선되는 흐름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친환경 투자를 위해 전기차 보급에 속도를 내면서 전기차 시장에 활기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내년에도 3사는 매출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하지만 환율 리스크와 소비심리 악화에 따른 일시적 전기차 판매량 정체 등이 변수로 지적된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3분기 1400원대를 훌쩍 넘어선 뒤 다시 안정화되는 추세지만 내년 상반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추진하는 긴축 영향으로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수출 비중이 높은 배터리 기업은 환율이 오를때 환차익을 입을 가능성이 커지지만, 동시에 북미와 유럽 등에서 막대한 증설 경쟁을 펼치는 상황에서 투자 부담이 불어날 수 있다. 달러 환율이 뛰면 외화 차입금 등 부채 상환 비용도 상승하게 된다. 환율 변동성이 커질수록 예상치 못한 변수가 나타날 수 있는 셈이다.
경기 침체로 전기차 판매가 주춤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량보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경기 둔화에 판매량이 줄어들 여력이 높다. 유럽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생한 에너지난으로 전기차 충전 비용이 급격히 오르자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꺼리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성장세는 추세적으로 우상향하는 것은 맞지만 경기 상황 등 여러 변수에 따라 잠시 주춤하는 흐름은 나타날 수 있다"며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jinso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