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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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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인공지능과 'K-방산'의 미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26 10:13

박용운 동국대 교수(자율기술 연구센터장)/전 국방과학연구소 고등기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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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운 동국대 교수(자율기술 연구센터장)/전 국방과학연구소 고등기술원 원장


최근 들어 해외 무기 수출이 활발히 성사되면서, K-방위산업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오랜 시간 국방로봇 분야에서 연구 개발에 매진한 필자는 갑자기 국산 전차가 해외에서 호평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지인으로부터 질문을 받은 바 있다. 아마 국방산업에 종사한 경험이 없는 대다수 국민은 당연히 이러한 의문을 가질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쉽게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시기적 상황과 오랫동안 북한과 대치하는 환경적 상황, 여기에 우리의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무기 제조 능력과 정부의 지속적 군수 지원이라는 내재적 요인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필자는 과거 우리가 처했던 현실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정을 통해 우리나라의 어떤 환경이 오늘날 K-방산을 발전시킨 원동력이 됐는지 심층적인 분석을 해보려 한다. 또한 현재의 K-방산 열풍을 기반으로 미래 방위 산업을 더 높은 단계로 발전시킬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과거의 어떤 노력이 현재의 K-방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만들었는지 정확히 분석할 수 있다면, 이를 토대로 미래를 잘 대비할 수 있는 향후 국방 전략도 더 정교하게 가다듬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K-방산 열풍을 이뤄낸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첫째, 우리나라가 산업화 초기 단계에서 낮은 국민소득에도 불구하고 중화학 공업을 집중 육성하면서 자동차, 조선 등 기계산업이 발전하고 총포, 화약, 차량 등에 대한 방위산업을 자주국방의 기조로 비약적으로 성장하였기 때문이다.

둘째, 여기에 ICT 기술이 접목되면서, 신속한 인프라 조성과 정보화 산업이 활성화되고, 무기체계도 단순 모방에서 탈피하여 신속한 디지털화, 소프트웨어 부문 등에서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추구한 결과이다.

셋째는 K-방산 기술을 주도한 국방과학연구소의 우수한 연구진과 기계 가공 등 중공업 기반의 제작기술을 보유한 산업체 간의 협력적 생태계가 잘 만들어 진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다시 말하면, 장기간 투자된 중공업 기반과 산업의 변화에 신속히 대응한 정보산업이 융합되면서, 가격경쟁력을 갖추면서 동시에 첨단 기능이 포함된 K-무기체계 기술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소프트웨어 등 첨단 기술이 포함된 디지털 무기체계를 신속하게 개발 및 획득한 것이 근본 원인으로 판단된다.

그럼 이제 어떻게 방산수출을 지속하면서 동시에 우리의 국방력을 강화할 수 있을 지 난제를 풀어보자. 첫째, 국방 인력을 감축하는 과감한 국방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인력감축을 통해 국방운용비를 절감하자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인력차감에 대한 따른 전력 공백은 무인체계로 보완될 수 있다. 무인체계라도 단순히 사람이 플랫폼에 탑승하지 않는 것에서 더 나아가 원격의 운용자도 최소화되는 수준까지 완성되는 그야말로 인공지능 기반의 무인자율 무기체계로 전환되어야 한다.

둘째, 이를 통해 세계 무기시장에서 기술적 경쟁 우위를 점하게 되는 핵심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 예를 들어 기존의 어떤 기술로도 불가능한 자율화 부분이 최신의 인공지능 기술로 완성될 수 있고, 이는 곧 소프트웨어 산업 및 데이터 생태계의 확산으로 진화될 것이다. 이로써 우리는 잘 준비된 과거의 국방 과학 기술 기반 위에 다시 인공지능 기술이 융합되면서 혁신으로 도약하여 지능화 및 자율화 무기체계 기술로 세계를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더구나 인구 절벽에 직면한 우리의 현실을 극복하고 지속적인 국방산업 경쟁 우위를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은 인공지능 기반의 자율 무기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국방 연구개발(R&D)는 세계 최고의 자율 기술을 국방에 접목하고, 이를 기반으로 민간 산업에 활용되게 하거나 동시에 민간의 우수한 지능 기술을 신속하게 국방 무기 체계에 접목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국방 개혁은 단순히 인공지능을 국방 운용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닌 인공지능 기반의 자율형 무기체계의 지속적인 개발과 및 활용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전개해야 한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은 다시 ‘지능 강군’으로 전환되고 동시에 지속적인 방산 강국으로 발전하는 국방과 산업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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