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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국에서 반도체 기업의 기업공개 붐이 일어난 근본적 이유는 미국의 수출 통제로 중국의 제조업체가 자국에서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게 됐기 때문이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
최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의 반도체 생산 및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들이 올해 들어 지난 15일(현지시간)까지 중국 본토 증시에서 IPO로 조달한 자금은 120억달러(약 15조4000억원)로 지난해의 거의 세 배를 기록했다. 이밖에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본토 증시에서 170억달러 규모의 IPO를 신청해놓은 상태다.
중국의 반도체 기업들로서는 글로벌 기술 공급망에서 미국이 중국의 역할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더 큰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 정부는 지난 10월 첨단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장비의 대(對)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반도체 부문에서 중국 기업이 미국인을 고용하는 것도 어렵게 만들었다.
이번 규제는 이전 규제보다 한층 강화된 것이다. 전에는 규제 대상 기술이 상대적으로 적은데다 화웨이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중신궈지(SMIC) 같은 특정 기업만 표적으로 삼았다.
미국의 반도체 부문 규제 강화는 중국이 선진 기술에서 미국을 따라잡기 위해 더 독자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중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발전 노력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해 중국의 반도체 부문은 벤처캐피털 자금의 가장 인기 있는 종착지였다.
반도체 부문 투자도 장려됐다. 지난 9일 상하이증권거래소 차이젠춘 사장은 투자자들에게 "한정된 자원을 중국의 기술혁신이 가장 필요한 곳에 배분해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스위스계 투자은행 UBS그룹의 중국계 자회사인 UBS증권의 쑨리쥔 애널리스트는 "올해 중국에서 반도체 IPO 붐이 일어난 근본적 이유는 미국의 수출 통제로 중국의 제조업체가 자국에서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게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중국의 반도체 부문이 장기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줬다.
올해 중국 반도체 업계의 최대 대어는 하이광정보기술이었다. 그래픽 처리장치 제조업체 하이광은 지난 8월 상장해 15억달러를 조달했다. 베이징옌둥마이크로일렉트로닉도 최근 IPO로 5억4100만달러를 확보했다. 옌둥은 이 자금으로 자국산 장비를 사용하는 12인치 웨이퍼 생산라인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상장된 반도체 기업 중 60%의 주가가 상장 첫날보다 20% 이상 올랐다. 배나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기업은 10%다.
중국 시장에서 상장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규제 당국의 점검 과정을 여러 차례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상하이증권거래소의 과학기술혁신 기업 전용 증시인 커촹반에 상장된 기업들은 승인받기까지 186일 걸렸다. 올해 상장한 26개 반도체 기업의 승인 소요 기간은 평균 156일이다.
중국 최대 로펌 킹앤우드 베이징 사무소의 궁무룽 파트너는 "자금조달 조건과 시장 유동성에 불확실성이 있지만 중국 반도체 부문의 전반적인 순풍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