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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탄소중립] ⑧ "무분별하게 버린 그물·담배꽁초·플라스틱, 기후조절자 '바다' 망친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25 10:30

온난화 및 기후위기 대응에 바다·해양생태계 보호 필수

"해양정화활동 참여 늘리고 유입되는 쓰레기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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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재단이 진행하는 해양 환경 정화 활동인 ‘리얼스 마켓(RE:EARTH MARKET)’ 참가자들이 지난 8월 제주도 월정리 해변에서 해양 쓰레기를 줍고 있다. 환경재단

탄소중립이 글로벌 이슈로 떠오르면서 에너지·수송·산업 등 부문별 탄소중립을 위해 탄소배출을 줄이고 발생한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대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 하지만 탄소 저감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 전반의 공감대 형성과 일상생활의 탄소감축 실천 노력이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에너지경제신문은 앞으로 매주 1회 냉·난방, 전자제품, 자동차, 식재료, 일회용품 사용 등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탄소중립 노력의 그 효과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바닷가에서 폐 그물이나 낚시줄을, 도심에서 플라스틱 제품과 화학품, 담배꽁초를 무분별하게 버리는 행동만 조심해도 바다의 기능을 살려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다.

바다는 지구 기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만큼 지구온난화를 막고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데에는 바다와 해양생태계를 지키는 인간의 노력이 중요하다.

바닷가에 거주하거나 자주 방문하는 사람들이 그물, 낚시줄, 조개껍데기 등을 함부로 버리는 행동도 삼가해야 한다. 도심에서 버리는 쓰레기도 바다로 흘러 들어가기 때문에 플라스틱 줄이기와 담배꽁초 제대로 버리기 등 생활 속 작은 실천이 중요한 시점이다.

남성현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25일 "지구의 기후를 조절하는 건 바다"라며 "이미 버려진 쓰레기를 없애고 바다로 흘러가는 쓰레기를 막는 등 해양을 지키는 활동도 중요하고 일상 생활에서 플라스틱과 화학품 사용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 교수는 "일상 생활에서 무분별하게 버리는 쓰레기들이 알게 모르게 바다로 흘러간다"며 "잘 분해되지 않는 화학품의 경우에도 부서지면서 미세플라스틱이 남아 플랑크톤이 먹게되면 결국 먹이사슬 최종에 놓인 인간에게도 피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국가 해안쓰레기 모니터링(2021)’ 결과에 따르면 해안쓰레기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국 수거량 10만6925t 중 제주 지역에서 2만1489t, 강원 지역에서 4372t이 수거됐다. 특히 제주도 해양쓰레기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82.7%나 늘었다.

바닷가 지역이 아니더라도 도시에서 버린 쓰레기는 결국 바다로 흘러간다. 길가에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는 도로변 빗물받이를 통해 바다로 유입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도로변 빗물받이를 통해 바다에 유입되는 담배꽁초 양은 연간 최대 8억4000여개비로 추산된다.

바다를 위협하는 그물 등 폐어구·어망, 낚시줄, 굴 껍데기 같은 폐각(수산 부산물)도 함부로 버리지 말아야 한다.

‘플로깅(Plogging·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우며 달리는 자연보호활동)’ 문화도 많이 확산될 필요가 있다.

남 교수는 "해수욕장이나 바다 등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같은 활동들은 굉장히 좋은 문화"라며 "많이 참여하는 게 중요하고 하나의 대중문화로 자리잡아 사회 분위기 자체가 미래 지향적이고 환경중심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바닷가를 끼고 있는 지자체에서도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며 "바닷가에서 쓰레기가 얼마나 나오고 어느 정도를 수거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선순환 시킬 지 여러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자체와 주민들, 관광객들이 모두 노력해야 바다가 관광지로서의 역할도 오래 할 수 있고 순환자원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 경제적으로도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바다는 탄소를 흡수하고 지구 기후를 조절하는 기능을 가진다. 때문에 바다와 해양 생태계는 탄소중립 시대에 산림과 함께 반드시 보존하고 환경을 개선해야 할 자연원으로 꼽힌다.

해양 생태계 파괴와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등 바다 문제는 인류 전체 삶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해수면이 1m만 올라도 미국 뉴욕이나 영국 런던 등 세계 주요 도시가 침수 피해를 볼 수 있다. 한국도 서울의 1.6배 크기만큼 침수된다. 백사장과 갯벌도 사라진다.

자연재해가 자주 발생하고 침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져 ‘기후 난민’이 늘어난다는 문제점도 있다. 해수면 상승으로 태풍이나 홍수, 쓰나미가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해수면 온도가 오르면 바닷물 속 산소가 섞이지 않으면서 생물들이 살 수 없는 ‘죽음의 바다’가 된다. ‘바다의 산성화’도 빼놓을 수 없는 문제다. 연중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가운데 20% 이상이 바다에 녹아들어가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총 배출량이 많아지면 바다도 그만큼 빠르게 산성화된다. 이렇게 바다가 파괴돼 플랑크톤의 생존이 위협받으면 이를 먹는 물고기에 이어 결국 인간까지 생태계 문제가 생긴다.


claudia@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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