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SK텔레콤이 위약금을 없애고 결합할인도 가능한 온라인 전용 요금제 개편안을 내놓은 가운데 더 다양해진 라인업과 저렴한 가격의 5G(5세대 이동통신) 요금제의 등장으로 알뜰폰 시장과의 점유율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T는 온라인 전용 요금제 ‘다이렉트 플랜’을 새롭게 선보인다. 새로워진 다이렉트 플랜은 기존 ‘언택트 플랜’ 보다 요금제 라인업이 다양해졌으며 유무선 결합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등 혜택이 강화됐다. 특히 이번에 선보이는 신규 온라인 전용 5G 요금제 3종은 알뜰폰 5G 요금제와 비교해서도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 각각 △월 4만8000원에 데이터 110GB △월 5만5000원에 데이터 250GB △월 6만9000원에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알뜰폰 5G 요금제와 비교하면 LG헬로비전은 150GB 제공 요금제가 6만9000원, 180GB 제공 요금제가 7만4000원이며 KT엠모바일은 200GB를 제공하는 요금제가 74000원이다.
SKT가 이같이 5G 요금제 라인업을 강화하는 데는 급격히 성장하는 알뜰폰 시장을 견제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알뜰폰 시장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지난 5일 발표한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총 무선통신 가입자 7661만4456명 중 이동통신 3사(SKT·KT·LG유플러스)를 제외한 알뜰폰 가입자는 1246만2574명으로 전체의 약 16%를 차지한다. 알뜰폰 가입자 수는 2019년 말 200만명대, 2020년 말 500만명대에 이어 작년 10월에는 912만7240만명으로 늘며 급격히 증가해 올해 1월에는 1000만명을 돌파했다.
이통사의 5G요금제 강화가 알뜰폰 시장 성장에 브레이크를 걸 가능성은 충분하다. 물론 데이터를 적게 사용하는 이용자들은 알뜰폰의 LTE(롱텀에볼루션) 요금제를 이용하는 것이 통신부담을 줄이는 데 훨씬 유리하다. 5G의 경우도 알뜰폰 사업자들이 진행하는 프로모션 혜택을 받으면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동통신 고객들에게 이번 SKT의 요금제 개편은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닐 수 없다. 기존 SKT 고객들은 개편된 온라인 전용 요금제로 위약금 없이 변경할 수 있으며, 결합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는 동시에 SKT 멤버쉽 혜택도 고스란히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알뜰폰으로 이탈을 막는 데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통신업 특성상 SKT에 이어 KT, LG유플러스도 같은 방향으로 5G 요금제 라인업과 혜택을 강화할 가능성도 높다. 이렇게 되면 알뜰폰이 최대 강점인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이동통신보다 확실히 앞서지 못할 수도 있다.
알뜰폰업계 한 관계자는 "확실히 이번 SKT의 온라인 요금제는 알뜰폰 요금제와 비교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며 "이통통신 사업자의 요금제 개편은 이해할 수 있으나 현재 사실상 인기 있는 데이터 무제한 구간은 도매대가가 동결상태고, 5G 요금제를 도매대가로 제공받는 수량도 상당히 한정적이라 알뜰폰 사업자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알뜰폰 사업자에게도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활발하게 논의돼야 통신시장 성장에도 더 긍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의 일환으로 도매대가 인하 등 알뜰폰 활성화 정책을 이달 안에 발표하겠다고 했으나 현재 관련 논의는 답보상태다. 이동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의무 사업자인 SKT가 알뜰폰 사업자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도매대가 인하에 협상할지는 의문"이라며 "단편적인 요금 인하만을 고민할 게 아니라 이동통신과 알뜰폰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정책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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