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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반도체 공정 |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컨센서스(최근 3개월 증권사 전망치 평균값)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89% 감소한 8조1969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올해 3분기에도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31.39% 줄어든 상황에서 하락폭이 가팔라지는 양상이다.
SK하이닉스도 상황이 좋지 않다. 올해 4분기 4199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4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격차가 막대하다. 특히 SK하이닉스가 분기 기준 적자를 내는 상황은 약 10년만이다. 삼성전자와 견줘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적자를 기록하는 등 고전해온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가격 내림세에 따른 타격이 더 집중되는 양상이다.
반도체 불황을 유발한 가장 큰 요인은 스마트폰과 TV, 노트북 등 전방 수요가 둔화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악화하자 전자 제품 판매량이 크게 감소한 탓이다. 경영 환경이 악화하자 미국과 중국 서버 운영 업체도 투자를 줄이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서버용 반도체 공급도 줄어든 여파도 실적 내림세에 영향을 미쳤다.
TV와 생활가전 사업에 주력하는 LG전자는 반도체 기업만큼은 아니지만 실적 하락세가 가시화되고 있다. 올해 4분기 매출은 22조8592억원, 영업이익은 5366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8.8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82% 줄어든 수치다.
특히 TV 시장에서 출하량 감소가 가파르다. LG전자에서 TV사업을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는 올해 2분기에 7년만에 적자를 기록한 이후 다음 분기에도 554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쌓았다. 회사 측은 "세계적인 TV 수요 감소와 지속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유럽 내 소비심리 위축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도 액정표시장치(LCD)를 중심으로 패널 가격이 꺾인 상황에서 수익성이 높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출하량이 감소하자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LCD 생산라인 직언들 대상으로 한시적으로 자율 휴직을 실시하고 일부인원을 계열사에 전환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우량 고객사인 애플을 타고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온 LG이노텍도 올해 4분기 잠시 주춤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영업이익 5826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기업과 비교해 상황이 그나마 낫지만 기대 이하라는 평가다. 애플 ‘아이폰 14’ 시리즈가 중국에서 생산 차질을 겪으며 일시적으로 판매량이 감소한 탓이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업계는 내년 투자 규모를 감축하는 등 수익성 방어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10조원대 후반으로 예상되는 올해 투자액 대비 내년 투자 규모를 절반 이상으로 줄이기로 했다. 또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도 줄일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도 TV용 LCD패널 국내 생산 종료 계획을 앞당기고 중국에서 생산도 단계적으로 줄일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메모리 반도체 재고 상황이 고객사에서도, 반도체 기업에서도 높은 상황이라 가격 하락세는 내년 초까지도 유지될 것"이라며 "내년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지켜내는 업체가 향후 반등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jinso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