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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 대표. |
[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KT 이사회가 구현모 KT 대표이사의 연임이 적격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다만 구 대표가 이사회에 복수 후보에 대한 심사 가능성 검토를 요청하면서 차기 KT 대표이사 선정은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13일 KT 이사회는 대표이사 후보 심사위원회로부터 구현모 대표의 연임이 적격하다는 심사결과를 보고 받았다. 절차대로라면 구 대표는 이번 최종 결정에 따라 연임이 확정돼 앞으로 3년간 KT를 더 이끌게 된다. 그러나 구 대표가 이사회에 복수 후보에 대한 심사 가능성 검토를 요청했다. 이는 주요 주주가 제기한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고려한 판단이다. 이사회는 구 대표의 요정을 받아들여 추가 심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KT 관계자는 "구 대표가 이사회에 먼저 이사회에 복수 후보 심사를 요청했고 경쟁 후보 선정은 이달 말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후보 선정이 완료되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 선임 절차가 최종 마무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임 적격 판정을 받았음에도 구 대표가 이사회에 먼저 복수 후보 검토를 요청한 것은 차기 대표로서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앞서 KT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김태현 이사장은 지난 8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소유분산기업의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를 지배구조가 확고한 기업과 다른 측면에서 강화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해본다"고 말했다.
소유분산기업은 재벌그룹과 달리 KT나 포스코와 같이 확고한 지배주주가 없는 기업이나 금융지주 등을 의미한다. 이에 구 대표는 다른 후보자들과 함께, 경선 과정을 거쳐 공정하게 재신임을 받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취임 이후 구 대표는 통신 사업 중심의 KT를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디지코’ 작업을 착실하게 수행해오면서 실적 개선과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성과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6일 KT 전체 조합원 가운데 99%가 가입한 KT 노동조합은 구 대표의 연임을 지지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구 대표는 지난달 8일 연임 의사를 밝혔다. 구 대표의 연임 여부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구 대표가 연임에 성공하면 2026년 3월까지 대표직을 이어가게 된다.
sojin@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