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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일렉트릭 400kV 초고압 변압기 |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현대일렉트릭이 미국과 중동 등에서 수주 증가와 함께 세계적인 친환경 전력망 투자 확대라는 우호적 사업환경을 타고 성장세가 가파르다. 수주량이 증가하면서 향후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세도 빨라질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면서 현대일렉트릭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2022 연간 에너지 전망’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친환경 정책에 따라 올해 약 20GW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가 미국 내 추가로 설치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일렉트릭 주력 상품인 변압기 시장 규모 역시 빠른 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현대일렉트릭 미국 앨라배마 법인은 이미 대규모 수주를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수주 잔고가 4억7000달러(약 5203억원)로 증가했다.
지난 4월에는 미국 넥스트라에너지로부터 1600억원 규모 변압기 계약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에너지 발전량 기준 신재생에너지 세계 1위 기업으로 현대일렉트릭은 115kV∼525kV급 초고압 변압기를 오는 2024년부터 미국 태양광 발전소에 순차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중동 시장도 현대일렉트릭 성장을 견인하는 주요 시장이다. 지난해를 시작으로 수주량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흐름이다. 세계 전력시장 조사기관인 굴든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중동지역 초고압 변압기 시장 규모는 약 26억(약 3조원)달러로 전년 대비 4.3%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가 회복세로 중동 지역 국가 재정여건이 개선됐고 전력수요 증가에 따른 전력망 확충과 신재생발전단지 운영에 필요한 전력제품 수요가 늘어난 덕이다.
지난해 말에는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오만에 초고압 변압기를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오만전력청(OETC)에 850만달러(약 110억원) 규모 400kV급 초고압 변압기 3기를 공급했다. 지난해 현대일렉트릭 중동지역 수주규모는 1년 전보다 70% 증가했다.
올해에는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현대일렉트릭은 사우디아라비아 전력청(SEC)과 380kV급 변압기와 리액터 등 총 676억원 규모 전력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중동 시장에서 수주 흐름이 회복세로 돌아서며 올해 4월 기준 수주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33%가 늘어난 800억원에 달한다.
현대일렉트릭은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각국 인프라 투자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보편화하면서 글로벌 전력망 투자는 지난 2020년 연간 2350억달러(약 305조원)에서 2050년 연간 6350억달러(826조원)로 증가할 전망이다.
현대일렉트릭은 긍정적 흐름을 바탕으로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5.8%, 41.08% 증가했다. 연말 상황도 좋다. 올해 4분기 현대일렉트릭 실적 컨센서스(최근 3개월 증권사 전망치 평균값)는 매출이 6688억원, 영업이익이 404억원이다. 1년전과 견줘 매출은 24.99%,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동뿐만 아니라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에서도 에너지 공급난을 우려한 국가들이 전력망 인프라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현대일렉트릭은 신규수주 증가세에 힘입어 향후 매출 성장이 가파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jinso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