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국내 주요 그룹들이 올해 연말 인사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가운데, SK와 LG그룹이 정보기술(IT) 서비스를 전담하는 계열사 수장을 나란히 교체했다. SK(주) C&C와 LG CNS 모두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는 만큼 변화를 통해 새로운 시대에 적극 대응하려는 모습이다.
◇ SK C&C 사령탑에 ‘재무통’ 윤풍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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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풍영 SK(주) C&C 신임 사장. |
SK C&C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윤풍영 전 SK스퀘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SK C&C를 비롯해 SK텔레콤 등 핵심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신규 투자 기회를 발굴해온 ‘재무통’이다. 윤 사장은 2007년 SK텔레콤에 합류 후 SK C&C, SK텔레콤, SK스퀘어에서 사업구조 개편·신규 투자기회 발굴 등을 주도해왔다. 2016부터 2017년까지는 SK C&C 기획본부장을 역임하면서 회사가 디지털 전환사업 기반을 닦는 데 기여했다.
윤 사장이 해결해야 할 SK C&C의 당면 과제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사고에 따른 수습이다. 카카오를 비롯한 고객사와 화재 책임에 대한 협상에 나서야 하고, 정부에 재발방지 개선조치도 내놓아야 한다. 업계에선 카카오 등과 책임 소재를 두고 공방을 벌여왔던 만큼 SK C&C 입장에선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낮아진 영업이익도 풀어야 할 숙제다. SK C&C의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누적 매출은 1조4967억원, 영업이익은 1298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13.6% 늘었고, 영업이익은 13.1% 줄었다.
◇ LG CNS 사령탑에 ‘기술통’ 현신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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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신균 LG CNS 신임 대표이사. |
LG CNS는 ‘기술통’인 현신균 부사장을 새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현 부사장은 2010년부터 LG디스플레이에서 업무혁신 그룹장(전무)을 역임하며 전사차원의 IT혁신을 주도해왔다. 2017년에는 LG CNS로 자리를 옮겨 최고기술책임자(CTO), D&A(데이터 애널리틱스 & AI) 사업부장 등을 맡으며, LG CNS를 기술역량 중심의 정예전문가 조직으로 이끌었다.
LG CNS 사령탑 교체는 재계에서 의외라는 평가가 많았다. 김영섭 LG CNS 대표는 2015년 대표이사에 선임된 후 2019년과 연임에 성공했고, 올해 초 재연임에도 성공했다. ‘재무통’인 김 대표 지휘 아래 LG CNS는 지난 2019년부터 매년 연간 매출,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현 부사장의 대표직 선임은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함인 것으로 풀이된다. LG CNS는 지난 6월 상장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으나, 글로벌 투자 시장 냉각 여파로 상장 예비심사청구 및 상장 시기를 구체적으로 확정하지 못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일단은 LG CNS가 미래 사업 위주로 사업 구조 개편을 가속화함으로써 디지털전환(DX) 사업에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편 SK C&C, LG CNS 등과 함께 국내 IT서비스 ‘빅3’로 꼽히는 삼성SDS는 황성우 대표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황 대표는 지난해 초부터 삼성SDS를 이끌고 있다.
hsju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