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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 5.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현대자동차의 일본 시장 공략에 청신호가 켜졌다. 12년만에 현지에 재진출하며 ‘전기차 틈새시장’을 노리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데, 해당 제품군이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어서다. 공격적으로 전기차를 투입하고 있는 중국·독일 브랜드 대비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는 분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아이오닉 5는 최근 ‘일본 올해의 차 위원회 실행위원회’가 주최하는 ‘일본 올해의 차 2022-2023’에서 ‘올해의 수입차’에 선정됐다. 한국 자동차 역사상 일본 올해의 차에서 수상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올해의 차는 1980년 창설돼 구매자들에게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출시된 신차를 대상으로 심사위원의 투표를 거쳐 ‘베스트 10카’를 선별하고, 이후 시승 평가와 결선 투표를 통해 각 부문별 올해의 차를 선정한다. 이번 시상식에서 일본 브랜드를 제외하면 현대차와 BMW 모델만 유일하게 상을 받았다.
현대차는 올해 초 12년만에 일본 승용차 시장에 재진출했다. 이후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주요 지역에서 다양한 고객 체험 행사를 진행하며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5월부터는 온라인으로 아이오닉 5와 넥쏘를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아직 인프라가 조성되는 단계라 판매가 많지는 않지만, 지난 7월 일본 MK택시에 아이오닉 5 50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상황에 현대차가 권위 있는 상을 받았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번 수상이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아이오닉 5에 대한 일본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 5는 지난 4월 ‘2022 월드카 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자동차’를 수상했다. 지난 10월에는 세계적인 권위의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의 ‘올해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전기차 최초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밖에 ‘2022 독일 올해의 차’, ‘2022 영국 올해의 차’에 이름을 올렸다. 워즈오토가 선정하는 ‘2022 워즈오토 10대 엔진 및 동력 시스템’, 카앤드라이버 ‘2022 올해의 전기차’,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 전기차 비교 평가 종합 1위’, ‘아우토 빌트 최고의 수입차 전기차 부문 1위’, ‘아우토 자이퉁 전기차 비교 평가 종합 1위’ 등 타이틀도 가지고 있다.
중국·독일 브랜드와 경쟁 구도가 어떻게 형성되는지가 향후 관건이다. 일본 자동차 시장은 토요타, 닛산, 혼다 등 현지 브랜드들이 장악하고 있다. 이들은 경차부터 상용까지 다양한 라인업 차량을 출시하며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다만 전동화 전환이 상대적으로 늦었다는 ‘틈새’가 있다. 중국·독일 등 수입차 브랜드 역시 이 점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19년 이후 총 5개의 전기차를 일본에서 출시했다. 폭스바겐은 아우디, 포르쉐 등 그룹사 브랜드와 협력해 충전 인프라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 BYD는 경쟁 차종 대비 가격을 확 낮춘 전기차 신모델을 내년 출시하며 승부수를 띄운다. 2025년까지 일본 전역에 100개 이상의 점포를 마련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조원상 현대차 일본 법인장(상무)은 "아이오닉 5 판매개시 이후 일본 소비자의 많은 관심 속에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앞으로도 일본 시장에서 진정성 있고, 겸허한 자세로 모빌리티의 미래에 공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