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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카 12월 중고차 시세 전망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연말 들어 중고차 시세가 하락하고 있다. 금리가 상승한 데다 경기침체 우려에 소비심리까지 위축되며 찬바람이 부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직영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는 중고 전기차 시세가 하락할 조짐이라고 분석했다.
케이카는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유통되는 출시 12년 이내 740여개 모델을 대상으로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 이달 전기 중고차 시세가 최대 8%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 모델인 현대차 아이오닉6와 기아 EV6,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등이 전월 대비 각각 8.4%, 7.6%, 5.6% 하락할 전망이다.
전기차의 경우 해마다 정부 보조금이 감소해 실질적인 신차 구매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연말이 되면 중고차 시세도 상승하는 것이 예년의 모습이었다. 신차 가격이 높아지면 중고차 시세 역시 높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연말은 전월에 이어 지속 하락이 전망되는 양상이라고 케이카는 짚었다.
소비심리 위축에 더해 전기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을 넘어섰던 올 초 기현상에 따른 수급 불균형 현상이 이어지면서 시세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3개월간 강세를 보여온 하이브리드와 LPG 차량 등 다른 친환경차 모델들 역시 약세다.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소비심리 위축으로 높은 차량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요소와 신차급 매물의 공급이 증가한 점, 또 여기에 휘발유 가격 안정화가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리드 모델로 강세를 보여온 기아 디 올 뉴 니로 역시 전월 대비 6.5% 하락,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올해 내내 시세 상승을 이어가며 강세를 보이던 일본 브랜드 모델도 전체 중 절반은 시세 하락, 절반은 보합세가 예상된다. 고금리로 소비 시장이 얼어붙으며 특히 신차가 기준 5000만원 이상 고가 모델도 약세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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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차 12월 중고차 시세 전망 |
모바일 중고차 플랫폼 ‘첫차’ 역시 이달 중고차 시세의 하락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진단했다. 첫차는 지난달 중고차 가격을 살펴본 결과 신차 출고 지연이 극심했던 올해 초부터 연식이 짧은 신차급 매물은 가격 역전이 일어날 정도로 높은 수요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는 고금리로 인해 신차 할부를 비롯한 중고차 구매 시 적용되는 할부 금리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차량 소비 심리가 급격히 냉각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 여파로 중고차 시세는 전반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첫차 국산 중고차 부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은 현대차의 준중형 세단인 올 뉴 아반떼(CN7)다. 다만 평균 시세는 전월 대비 1.2% 하락할 전망이다. 제네시스의 신형 세단도 비슷한 양상이다. 2021년식 올 뉴 G80와 더 뉴 G70은 각각 전월 대비 4.1%·6.4% 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첫차 관계자는 "중고차 시세에 존재하던 양극화 현상조차 전반적인 하락세를 이기지 못하고 있다. 할부 금리가 워낙 높다 보니 신차급 중고차도 줄줄이 가격을 내리고 있는 상황"이라며"자차 마련을 위해 준비해 둔 총알이 충분하다면, 중고차 구매 시기는 지금이 가장 적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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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딜러 12월 중고차 시세 전망 |
내 차 팔기 서비스 헤이딜러 역시 지난 7일 12월 중고차 시세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헤이딜러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비수기와 고금리 여파로 대부분 중고차 시세가 하락했던 지난달보다 이달의 하락세가 더 컸다.
BMW 5시리즈나 제네시스 G80과 같은 고가 차종의 경우 중고차 시세가 전월 대비 최대 2.5배까지 떨어졌다. BMW 5시리즈는 지난달 시세가 3.6% 빠졌지만, 이달에는 9.3% 하락했다.
박진우 헤이딜러 대표는 "매매상사는 재고금융을 통해 중고차 매입자금을 조달하는데 최근 여러 캐피탈에서 재고금융 공급을 중단했다"며 "이 영향으로 인해 중고차 시세 하락폭이 12월에 커졌고, 특히 고가 차종의 중고차 거래가 위축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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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카닷컴 12월 중고차 시세 전망 |
엔카닷컴은 전반적인 시세 하락세는 예년과 비슷하나 ‘가성비’ 높은 중고차 수요에 국산차 시세는 보합에 가까웠다고 진단했다.
엔카닷컴이 주요 중고차 시세를 분석한 결과 국산차 및 수입차 전체 평균 시세는 전월 대비 0.60% 낮아졌다. 12월은 해가 바뀌기 전에 차를 처분하는 경우가 늘어나 매물이 많아지고, 완성차 할인 프로모션이 증가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중고차 수요가 줄어드는 전통적인 중고차 시장 비수기로 알려져 있다.
중고차 비수기 시기에 돌입했지만 이 달 국산차의 평균 시세는 예년보다 하락폭이 적은 0.09% 하락해 보합세를 형성했다. 전반적으로 시세가 크게 떨어진 모델이 많지 않은 가운데, 현대, 기아의 준중형 SUV 모델들은 시세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게 엔카닷컴 측 설명이다.
현대차 싼타페 TM은 최소가와 최대가 모두 올라 평균 시세가 전월 대비 2.08% 상승했으며, 올 뉴 투싼의 평균 시세는 1.45% 올랐다. 기아 더 뉴 쏘렌토의 평균 시세는 전월 대비 2.07% 상승했다. 스포티지 더 볼드는 0.62% 소폭 올랐다. 제네시스 G80 또한 최대가 및 최소가 모두 상승해 평균 1.02%로 시세가 뛰었다.
엔카닷컴 관계자는 "중고차 비수기에 접어든 12월의 전체 시세 변동률은 예년과 비슷하나 이달 국산차의 경우 시세 하락폭이 크지 않았다"며 "대내외적 상황으로 인해 소비자 심리가 위축돼 있는 상황이지만, 국산차를 중심으로 ‘가성비’ 중고차 모델을 찾는 수요가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