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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현지시간) 프랑스 니스의 한 슈퍼마켓에서 고객이 물건을 들여다보고 있다. 유럽 각국의 소비자 보호 노력에도 10월 가계의 에너지 비용이 1년 전보다 41.5% 증가해 가계들은 소비지출을 줄였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와 관련해 에너지 사용이 증가하는 시기의 높은 물가가 유럽 경제를 침체로 몰아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최근 해석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러시아가 자국의 방대한 에너지 비축량을 무기화하기로 결정한 이래 소비자 물가는 급등했다.
유럽의 많은 가정이 난방을 시작하는 10월 유럽 각국의 소비자 보호 노력에도 가계의 에너지 비용은 1년 전보다 41.5% 증가했다.
이에 유럽의 가계들은 소비지출을 줄였다. 유럽연합(EU)의 공식 통계 기관인 유로스타트는 지난 5일(현지시간) 10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8% 줄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7월 이래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스웨덴의 유명 의류 브랜드 헤네스앤드모리츠(H&M)는 지난주 높은 인플레이션과 수요 약화에 임금을 삭감한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인력 가운데 1500명 정도도 감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서비스업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이 5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소비지출 감소로 소비자 서비스 제공업체도 영향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서비스 부문을 대상으로 산출한 S&P글로벌의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0월 48.6에서 지난달 48.5로 떨어졌다. 21개월만의 최저치다. PMI가 50 미만이면 경기침체를, 50 이상이면 경기회복을 뜻한다.
S&P글로벌의 크리스 윌리엄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사결과가 "인플레이션이 최고조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며 "올해 겨울 혹한이 찾아오지 않는 한 앞으로 몇 달 뒤 고물가로 인한 수요 역풍은 누그러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계지출 감소는 유로존 경제가 이미 위축되고 있다는 신호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경제가 위축돼 경기침체의 정의를 충족시키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EU 집행위원회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중 축적된 잉여자금 1조유로(약 1376조원)에 상당하는 금액이 높은 소비자 물가로 이미 날아가버려 더 이상 소비지출을 진작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소비자물가 급등세를 가라앉히기 위해 어느 때보다 공격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가계는 이자비용 증가와 맞닥뜨리고 있다.
그나마 긍정적인 것은 회복력을 보여주는 고용시장이다. 유로존 실업률은 9월 6.6%에서 10월 6.5%로 떨어져 1998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앞으로 몇 달 동안 실업률이 급증하지 않는 한 유럽의 소비지출 감소와 경기침체는 단기에 끝날 것으로 많은 경제학자가 예상하고 있다.
독일 함부르크 소재 베렌베르크은행은 고객들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소비자와 기업의 대차대조표가 건전한데다 금융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어 경기침체는 오래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