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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 14 프로’ |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직장인 김모(31)씨는 쓰던 구형 아이폰이 고장 나는 바람에 급하게 새로 출시된 애플 ‘아이폰14 프로’를 구매하기로 했다. 자택 인근에 있는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를 찾았지만 뜻밖에 직원으로부터 "재고가 없어 월말까지는 기다려야 한다"는 답을 들었다. 인근에 있는 다른 애플 판매점에서도 물량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출시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물량이 없을 줄은 몰랐다"며 "온라인에서 ‘득템’을 노리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지난 10월 국내에 내놓은 ‘아이폰 14’ 시리즈가 여전히 물량 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 매장에는 재고가 없어 길게는 한 달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 특히 상위 모델이 ‘프로’와 ‘프로 멕스’는 인기 색상을 중심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일이 ‘하늘의 별 따기’에 가까운 상황이다.
실제 애플은 온라인 공식 판매처를 통해 이날 기준 아이폰 14 프로 모델은 오는 29일 배송이 시작된다고 안내하고 있다. 출시 당일 신제품을 구매하려는 대기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며 배송이 길어지는 사례는 있었지만 두 달이 지나도록 배송 지연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은 처음이다.
일부 소비자는 날마다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하고 애플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 매장을 찾아 재고 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경기 고양에 있는 한 애플 판매점 직원은 "아이폰 14는 프로와 프로 맥스를 구매하기 위해 매일 방문하는 고객도 있다"며 "모델이 당일 불시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어 재고가 생기더라도 곧바로 팔린다"고 했다.
‘아이폰 품귀’ 현상은 제품 조립을 담당하는 애플 협력업체 폭스콘 중국 정저우 공장에서 발생한 노동자 이탈 탓으로 풀이된다. 최근 중국 당국이 강력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조처를 한 데다 임금 불만 등 처우 문제가 쌓이며 노동자가 집단 탈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해당 공장은 임직원이 20만여명에 달하며 글로벌 아이폰 14 물량 중 80%, 특히 프로 모델 85%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생산 차질에 따른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 분석 전문가 궈밍치 TF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아이폰 14 프로와 프로 맥스 올해 4분기 출하량이 종전 예상치보다 약 20% 감소한 7000만대 규모에 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불안정한 아이폰 14 수급 상황은 중국 정저우 공장이 정상화되는 시점에 발맞춰 개선될 여지가 크다. 업계는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해당 시설이 완전가동 생산체제에 다시 돌입할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다. 높은 보너스 등 파격적인 조건으로 퇴사자 복귀를 유도해 생산량을 정상화한다는 게 폭스콘 공장 측 계획이다. 하지만 연말 성수기 수요가 몰리는 시점에서 단기간에 공급 대란이 해소될지는 미지수다. 겨울철 코로나19가 다시 고개를 들면 공장이 또 폐쇄될 가능성도 있다.
애플은 중국 정저우 공장에서 발생한 생산 차질과 관련해 "아이폰 14 프로 및 프로 맥스 주요 조립 공장이 일시적인 타격을 입고 생산량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며 "애플은 당사 공급업체와 긴밀히 협조하며 모든 직원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고 생산량을 정상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jinso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