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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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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에 무기 줬는데...러시아 본토까지 치자 美 ‘화들짝’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0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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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국 군인과 악수하는 모습.UPI/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우크라이나가 최근 잇따른 장거리 드론(무인기) 공격으로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까지 타격하는 데에 성공한 가운데 미국은 확전을 경계하며 연관성을 부인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 등을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 접경지인 쿠르스크주의 군용 비행장에서 드론 공격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날엔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에서 각각 480㎞, 720㎞ 떨어진 러시아 내륙 도시 랴잔과 엥겔스의 비행장이 공습 당했다. 특히 라쟌에서는 최소 3명의 군인이 숨졌다.

이에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가 (이번 공격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략적으로 가장 심대한 방어 실패 사례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구소련제 제트엔진 드론으로 단행한 공격이라며 ‘테러’라고 규정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이번 비행장 폭발과 관련해서는 은연중에 작전 수행 사실을 시인하는 듯한 분위기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이번 드론 공격에 "러시아 사람들은 종종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운다"고 농담하면서 즉답을 피했다.

유리 이그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불가사의한 폭발로 러시아 항공 장비가 훼손됐을 것"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비행기가 고장나면서 그들의 역량도 줄어들 것이다. 아주 훌륭한 소식"이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날 우크라이나 국군의 날을 맞아 동부 도네츠크 최전선을 방문한 자리에서 "러시아군을 우리 영토 전역에서 몰아내겠다"고 약속하며 기세를 올렸다.

이는 그간 자국 드론 공격을 공식화하지 않으면서 유지해왔던 모호한 태도와 상반된다.

 
러시아에서도 이번 본토 타격을 뼈아프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엥겔스 비행장의 경우 Tu-95, Tu-160 등 핵폭탄 탑재가 가능한 전략폭격기를 보유한 거점 군사시설다. 이에 향후 러시아군 군사작전 운용 폭이 제한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다만 서방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력이 확인된 것을 놓고 확전 가능성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내륙 공격이 가능하도록 하거나 이를 독려하지 않았다"며 미국 지원설에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영토와 자유를 방어하는 데에 필요한 장비를 갖추도록 돕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가 국경을 넘어 러시아를 공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은 상태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국경을 넘어 공격하는 것을 허용하지도 권고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지역을 직접 공격할 경우 전황을 악화시키고 러시아에 빌미를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미국의 대(對)우크라이나 전쟁 무기 제공과 관련해 "우리는 이것이 방어용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언급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그간 미국에 장거리 미사일인 에이태큼스(ATACMS) 지원을 요청해왔다.

그러나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공격할 경우 미국과 나토군 확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해 거부해왔다.

일각에서는 미국 내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줄이기 위한 목소리가 커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미국 보수세력 인사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약화시키기 위해 전개하는 러시아 허위정보 공작과 선전에서 스피커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반유대 백인우월론자인 닉 푸엔테스와 트럼프 전 대통령 책사인 스티브 배넌, 폭스 뉴스의 극우성향 진행자 터커 칼슨 같은 우파 유명인사들을 예로 들었다.

공화당 내 극우 의원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의 폴 고사, 마저리 테일러 그린, 스콧 페리 의원 등은 지난 5월 다른 공화당 의원 54명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대한 400억 달러 지원안에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백지수표식 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내년 1월 하원의장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민주주의 수호를 동맹’의 브렛 셰이퍼 선임연구원은 지난 8월 이후 공화당 의원 후보들이 트위터에 올린 글 중 많이 리트윗된 100건 중 90%가 우크라이나 지원 반대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원의원 대다수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찬성하지만, 목소리가 큰 사람들이 반대하고 있고 그 목소리가 온라인 공간을 지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 28년간 대러시아 작전을 이끈 존 사이퍼는 "푸틴의 약점은 전략적 사고를 못 하고 알고 있는 것에 의존한다는 것"이라며 정책과 러시아 여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KGB에서 갈고닦은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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