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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의 먹구름이 다시 짙어지는 모양새다. 빅테크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인력 구조조정이 글로벌 금융권으로 번지기 시작했고 미 월가에서는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 한목소리로 경고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 전망도 앞으로 암울해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내년 미국 경제와 증시 전망이 암울할 것이란 목소리가 미 월가에서 커지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앞으로 순탄하지 않을 시기가 있을 것이라고 가정을 해야 한다"며 "연착륙이 장담될 수 없기 때문에 회사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 내 이코노미스트들은 피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내년 미국에서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미 최대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팬데믹 기간동안의 저축액과 정부 지원금 등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지켜줬지만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인상은 모든 것을 잠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2022년 수준처럼 소비자들의 지출이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연준의 긴축정책에 따른 리스크에 대해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과의 무역 축소, 달러 강세 등의 요인들이 맞물려 경제를 탈선시키고 완만하거나 심각한 경기침체가 유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의 리사 샬레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뉴욕증시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TV에 말했다.
아울러 UBS 글로벌 자산관리의 마크 헤펠레 CIO는 "지속적인 상승을 위한 경제적 여건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며 "성장은 둔화되고 있고 중앙은행들은 기준금리를 여전히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증시 투자자들은 이런 경고에 목소리를 기울이고 있는 모양새다.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지난 8거래일 중 7일 모두 하락 마감했다. 이날은 전장대비 1.44% 하락한 3941.26을 기록했다.
증시 전망도 부정적이다. 블룸버그가 최근 전략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다수는 내년 S&P 500 지수가 하락할 것으로 답했다.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로 꼽히는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전략가는 약세장이 끝나지 않았다면서 내년 1분기 S&P 500 지수가 3000∼3300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수는 그 이후 반등해 3900에 내년을 마감할 것으로 예측됐다.
블룸버그는 또 "현재 증시 차트가 추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S&P 500 지수가 1월부터 11월까지 15% 이상 떨어질 경우 12월에도 하락 마감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반영하듯,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스캇 존슨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올해 추정치인 3.2%에서 2.4%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어났던 2009년,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됐던 2020년을 제외하면 1993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미국의 경우 연준이 기준금리를 5%까지 올린 후 2024년 1분기까지 이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런 와중에 글로벌 금융권에서도 직원 감축에 본격 나서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은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을 대비해 글로벌 직원 약 2000명을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브라이언 모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 CEO는 신규 채용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찰스 슈왑의 리즈 앤 손더스 최고 투자전략가는 글로벌 경제가 내년 하반기부터 회복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이 진정되고 있다는 증거가 조금씩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경기와 노동시장의 둔화라는 처방을 빨리 받는 것이 좋다. 내년 하반기부터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경기는 계속 과열돼 연준이 브레이크를 세게 밟을 가능성이 이러한 관측에 리스크"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