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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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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의 지정학적 경쟁이 무역 판도 바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07 10:13

'프렌드 쇼어링' 정책으로 美 무역 증가… 中, 수출처 다변화하고 美 밖 시장으로 접근 확대

TAIWAN-ECONOMY/CHIPS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경쟁이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방식에 대대적인 변화를 몰고오고 있다. 반도체 기업들은 향후 5년간 중국 밖에서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짓는 데 143조원 이상 투자할 것으로 추정된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수 기자]지정학적 경쟁이 세계무역 판도를 흔들어 놓았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최대 경제국들의 무역방식이 심하게 요동쳤다고 최근 소개했다.

이들 사건은 공급망을 급변시키기 시작했다. 글로벌 무역 시스템의 변화는 ‘재세계화(reglobalization)’를 의미한다. 재세계화란 다국적 기업들이 새로운 경제·지정학적 도전을 받아들이기 위해 무역 네트워크 조정에 나서는 것이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수출기업들은 유럽연합(EU) 회원국들과 교역하는 데 큰 변화를 겪었다. 영국 서식스대학 산하 영국무역정책연구소(UKTPO)는 지난해 1월 1일 영국과 EU의 무역협력협정 발효 이후 영국의 대(對)EU 수출이 14%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영국의 패션산업 등 몇몇 부문은 관세 재도입, 국경을 초월한 규제 및 기타 통관수속으로 크게 타격받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혼란에 빠지자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기업들이 공급망을 강화하고 중국과 다른 권위주의 정권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이른바 ‘프렌드 쇼어링(friend-shoring·동맹 및 파트너 국가 위주로 공급망 재편)’ 추구는 미국의 무역 증가로 꾸준히 이어졌다.

▲미국은 여전히 중국에 가장 중요한 수출 시장이다. 그러나 미국의 제재, 관세 및 수출 규제로 중국 기업들은 수출처를 다변화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같은 미국 외 시장으로 접근을 확대 중이다. 15개국이 참여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은 앞으로 중국의 ‘지역화(regionalization)’ 추세를 더 가속화할 것이다. 권역 내 부품·제품·서비스 교류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뜻이다.

▲미국의 제재는 물론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의 기본적인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권한을 취소하기로 결정한 탓에 러시아와 미국의 경제관계는 사실상 단절됐다. 결과적으로 이제 러시아와 미국의 교역량은 전보다 적어지게 됐다.

▲대만 ‘통일’이라는 중국의 목표가 무역 파트너들과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11월 18일 수도 빌뉴스에 ‘주(駐)리투아니아 대만대표처’를 설치한 리투아니아가 대표적인 예다. 이는 중국의 반발을 불러 리투아니아의 대중국 수출이 75% 급감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독일은 EU의 수출 규제가 발효되기 전 러시아산 제품 수입을 늘렸다. 핵심 재화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현재 독일의 러시아 상품 수입은 1년 전 대비 40% 감소했다.

▲중국의 반도체 생산능력을 둘러싼 미국의 우려는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방식에 대대적인 변화까지 몰고오고 있다. 다국적 투자은행 코웬그룹에 따르면 반도체 기업들은 향후 5년간 중국 밖에서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짓는 데 1100억달러(약 143조2000억원) 이상 투자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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