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이진수

commun@ekn.kr

이진수기자 기사모음




글로벌 곡물 가격 하락에도 식료품 가격은 요지부동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05 10:17

더 높은 에너지 비용과 생산에 대한 우려로 소비자 가격 높게 유지

2022120501000198500008081

▲지난 10월 1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슈퍼마켓 체인 홀푸드마켓 매장에서 한 여성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현재 밀과 설탕 같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1년 전 수준으로 다시 떨어졌지만 10월 미국의 식품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2% 올라 사상 최고치에 이른 바 있다(사진=AFP/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수 기자]밀과 설탕 같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1년 전 수준으로 다시 떨어졌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이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런 괴리가 주요 식료품의 향후 생산을 둘러싼 불확실성, 에너지·임금 등 다른 부문의 가격 압박 탓이라며 소비자들이 받아드는 계산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 2일(현지시간) 발표한 11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35.7로 떨어졌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쌀·콩·옥수수 같은 곡물, 올리브유 같은 유지류, 육류, 낙농품, 설탕 등 55개 주요 농축산물의 국제 가격을 한꺼번에 반영한 것이다. FAO는 1990년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식품 가격이 어떻게 변하는지 지켜보며 다달이 그 결과를 집계한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곡물 가격이 급등한 지난 3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8개월 연속 하락했다. 그러나 지금도 여전히 수년 전 수준을 상당히 웃돌고 있다.

원자재 시장의 움직임이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10월 미국의 식품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2% 올라 사상 최고치에 이르렀다.

변동성이 적은 시기라도 원자재 가격의 변화가 상품과 시장에 따라 소비자 가격으로까지 반영되는 데 3~6개월 걸릴 수 있다. 농산물 트레이더들이 슈퍼마켓과 식품업체에 부과하는 가격을 낮추지 않으려 들면서 향후 생산 전망의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 있다.

미 워싱턴 소재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의 조 글라우버 수석 연구원은 소비자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것에 대해 "내년 곡물은 얼마나 생산될지, 품질은 어떨지 트레이더들이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곡물 수출국 가운데 하나인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전쟁은 가뭄과 비슷한 결과를 낳았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농민들은 내년에 추수할 곡물을 거의 심지 못했다. 글라우버 연구원은 게다가 최근 몇 년 동안 세계 밀 재고가 보충되지 않아 가격 인상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미 농무부는 세계의 밀 재고량이 2년 전 2억9000만t에서 현재 2억6800만t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지난달 밝혔다.

높은 에너지·전력 비용도 식품 가격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인베스코의 캐시 크리스키 원자재 전략가는 "슈퍼마켓 선반 위의 식료품 가격에 유가가 많이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가격이 비싸다는 것은 식료품 운송·포장에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뜻이다. 슈퍼마켓은 슈퍼마켓대로 매장 전력 공급에 더 많은 돈을 쓴다.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 비료 비용도 증가하게 마련이다. 임금 인상 속도 역시 가팔라진다.

크리스키 전략가는 "슈퍼마켓의 경우 가격을 낮추기보다 동결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몇 달 뒤 에너지 같은 다른 투입 비용이 더 올라도 좀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FAO의 막시모 토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나라가 복잡해질수록, 갈등이 심해질수록 물가는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