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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사진=로이터/연합) |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93% 하락한 191.30달러를 기록, 연중 최저가로 곤두박질쳤다. 최근 불거진 트위터 인수 리스크에 이어 미국에서 전기차 4만여 대를 리콜한다는 소식이 매도세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올해 테슬라 주가의 손실률은 53%에 육박한다.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올해 각각 20.19%, 32.95%씩 빠진 것과 비교하면 테슬라 주가 하락세는 두드러진다.
테슬라 주가가 고꾸라지자 머스크의 재산도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Bloomberg Billionaires Index)에 따르면 현재 머스크의 재산은 1790억 달러(약 244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들어 908억 달러(약 123조원)가 증발한 것으로,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포함된 세계 부호들 중 가장 큰 손실 규모다. 테슬라 주가가 작년에 410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을 당시의 재산(3400억 달러·약 463조원)과 비교하면 반토막 난 셈이다.
그럼에도 머스크는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여전히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는 1450억 달러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그룹 회장이다. 아시아 최고 갑부인 인도의 고탐 아다니(1360억 달러·약 185조원), 제프 베이조스(1130억 달러·약 154조원), 빌 게이츠(1090억 달러·약 148조원)가 순위를 이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테슬라 주가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런 와중에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테슬라 주가가 더 빠지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는 전날 지적했다. 실제로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체결을 완료했던 지난달 27일부터 테슬라 주가는 전날까지 15% 가량 급락했다. 같은 기간 S&P 500 지수가 0.55% 오르고 나스닥 지수는 1.64% 빠진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뒤 다양한 서비스 출시 계획을 발표했고 트위터 직원 해고와 광고주 이탈 문제 대응에 전념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와 폭스바겐 등은 머스크의 트위터가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평가를 마칠 때까지 광고 집행을 보류하고 있다.
테슬라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블룸버그는 "테슬라는 미국을 제외한 기타 중요한 시장에서 경제적 압박에 허덕이고 있다"며 "최근엔 베이징에 위치한 플래그십 쇼룸 폐쇄하고 중국 전역에서 가격을 낮추고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가 지난달 공개한 3분기 실적 역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한편,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를 마친 뒤 보유한 테슬라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머스크는 테슬라 주식 1950만 주를 처분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시가로 환산하면 최소 39억 5000만 달러(약 5조원)다.
테슬라 주식을 더 이상 팔지 않겠다고 지난 8월 선언했음에도 또 다시 매각한 것이다. 머스크는 작년에만 약 360억 달러(약 49조원)어치 테슬라 주식을 매도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공시 내용에 따르면 이번 매도는 사전에 계획되지 않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