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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한 주택에 매물로 내놨다는 팻말이 걸려 있다(사진=EPA/연합뉴스). |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현지 주택금융업체 네이션와이드빌딩소사이어티(NBS)의 크리스 로즈 최고재무책임자(CFO)가 2일(현지시간) 하원 재무위원회에서 "집값이 천천히 오르는 게 가장 좋지만 최악의 경우 30% 하락할 수도 있다"고 증언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3일 금리를 0.75%포인트 올려 3%로 인상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다.
지난주 네이션와이드는 지난달 15개월만에 처음으로 집값이 전월 대비 0.9% 하락했다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라고 지적했다.
연간 집값 상승률도 지난 9월 9.5%에서 지난달 7.2%로 크게 둔화했다.
영국 전역의 지난달 평균 집값은 26만8282파운드(약 4억3000만원)로 향후 몇 달 동안 주택시장 상황이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이는 크와시 콰틍 전 재무장관이 9월 23일 이른바 ‘미니예산’으로 세금을 깎아주자 대출기관들이 수백 건의 거래를 취소하고 그보다 비싼 거래로 대체한 데 따른 것이다.
미니예산은 최근 영국 금융시장 혼란의 ‘주범’으로 꼽힌다. 핵심인 대규모 감세안이 영국의 재정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불거지면서 영국 국채 가격 폭락(국채 금리 폭등), 파운드화 가치 추락 등 금융시장에 큰 혼란이 일었다.
네이션와이드의 로버트 가드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금리 급등으로 이어진 미니예산의 여파에 시장이 영향받은 것은 확실하다"며 "가계금융이 이미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압박받고 있는 상황에서 높은 대출 비용이 추가된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이 경제위기에서 회복하면서 주택 소유자들은 금리 인상과 한층 강화한 대출기관의 견제로 타격받고 있다. 이것이 부동산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고 데일리메일은 지적했다.
에너지 요금 인상과 전방위적인 생활비 상승이 맞물리면서 집주인들은 전과 달리 많은 돈을 빌릴 수 없게 됐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레이첼 리브스 의원은 "금리 상승으로 그러잖아도 압박받고 있는 가정이 높은 주택담보대출로 더 타격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기업들에 더 높은 자금조달 비용을 의미한다. 그리고 경제성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경제 연구 컨설팅 업체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의 새뮤얼 툼스 영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네이션와이드의 경고와 관련해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급등과 실질 가처분 소득의 압박에 직면해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중개업체 나이트프랭크의 톰 빌 주택조사실장도 "금리가 낮았던 올해 초 이뤄진 고정금리 거래와 모기지 제안이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수요가 내년에 더 큰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